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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IAEA와 협력 중단 결의…미와 핵 협상 ‘강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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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IAEA와 협력 중단 결의…미와 핵 협상 ‘강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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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25일 이스라엘과의 12일 동안 전쟁 종전을 기념하는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규탄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25일 이스라엘과의 12일 동안 전쟁 종전을 기념하는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규탄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이란 의회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 중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란이 핵 개발 문제를 놓고 이스라엘 및 미국과 전쟁을 벌인 뒤 나온 이런 조처는 이란이 향후 핵 협상에서 핵 개발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르지 않겠다는 신호이다.



이란 의회는 25일 이란원자력청(AEOI)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력 중단을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총 290표 중 찬성 221표, 기권 1표에 반대표가 없이 의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이란 국영 텔레비전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의회의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비난하기를 거부한 국제원자력기구는 국제적인 신뢰를 경매에 내놓았다”고 비난했다. 이란 의회의 결의안은 이란의 최고 통치기구인 수호자평의회를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갈리프 의장은 결의안이 인준되면, “이란원자력기구는 핵 시설들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력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란원자력기구와 국제원자력기구의 협력 중단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관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접근이 차단됨을 의미한다.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은 국가최고안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이란 핵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고 이란 언론들이 전했다.



이란 의회의 이런 결의는 이란이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국과 핵 협상에서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신호이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부통령도 이날 “서방 국가들은 억압적 제재가 더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안다”며 “더는 우리나라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농축을 놓고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끔찍한 침략을 당한 국가가 국제원자력기구와 관계를 재고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며 “우리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책임 있는 회원국이 되려면 모든 회원국에 부여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외교를 망쳐놨다"며 "미국 관리들이 외교를 얘기하면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승인했는데 어떻게 신뢰를 유지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한 협상을 가졌으나,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여부를 놓고 맞섰다. 이에, 이스라엘이 지난 13일부터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12일간의 전쟁을 벌였고, 미국은 지난 22일에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24일 휴전에 합의하고, 미국과 이란은 핵 협상 재개를 논의 중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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