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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력' '해외인재 유치'…新성장모델 제안한 최태원

이데일리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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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력' '해외인재 유치'…新성장모델 제안한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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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상의 회장, 새 정부에 신성장모델 제안
日과 연합하면 세계 '4위'…"韓 목소리 키우자"
반도체 팹 유치도 방법…지역별 규제 혁신 필요
"韓 경제, 변화 못 만들어 성장 제로 우려 직면"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연합, 500만 해외 인재 유치 등 새로운 성장모델을 새 정부에 제안했다. 상품 수출 위주의 경제에서 더 나아가 K컬처의 산업화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제로 성장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새 성장 원천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사진 = SK)

지난해 11월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사진 = SK)


대한상의는 25일 최 회장의 제언이 담긴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대통령실, 정부, 국회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최 회장의 제안을 심층 연구해 책자로 발간한 것으로 국정기획위원회에 경제계 의견을 전하기 위한 취지다. 최 회장은 발간사에서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 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새로운 정부와 함께 한국 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합 △500만 해외 인재 유치 △소프트머니 등 3가지 성장모델을 제안했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 중심, 저출생·고령화 등의 측면에서 한국과 닮은 점이 많다. 이런 일본과 손을 잡으면 ‘규모의 경제’ 창출이 가능해져 저비용 구조로 전환이 가능해진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한일 시장을 합하면 6조 달러에 달해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의 취약점으로 불리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해 ‘규칙 제정자’로 목소리를 키우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저출생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동남아 등 해외 인재 유입이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고숙련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소비 창출과 납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 회장은 해외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장학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더 과감한 방법으로는 해외 대형 반도체 팹(생산시설)을 국내로 유치해 고숙련 근로자를 대거 유입시키는 ‘큰 삽 전략’까지 제안했다.

‘물건’ 위주로 팔던 한국 경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자동차, 스마트폰 수출에서 벗어나 K푸드를 활용한 K레시피, 쿠킹클래스, 주방기구 등 ‘문화’를 상품화하자는 게 골자다. 일본은 본원소득, 영국은 서비스수지를 통해 상품수지의 부진을 각각 상쇄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가지 성장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 혁신이 필수다. 최 회장은 실행 모델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혁신 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메가(광역) 단위로 넓혀 시행하자는 게 골자이다. 면세 도시 등 지역별로 정책 실험을 단행해 제도를 바꿔나가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샌드박스 내 파격적인 규제 혁신 △민간이 원하는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인재 매칭 △글로벌 정주 여건 등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독일의 그린카드 같은 비자 혜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세계적인 정주 여건 개선 등이 있어야 저비용으로 신경제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당장 도입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논의 자체를 지연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 지원으로 해외 유학을 떠나는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면서 “우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의 마음가짐으로 여러분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기억하고 사명과 책임감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당시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의 신념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