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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서울 유니폼 벗는다...차기 행선지는 포항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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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서울 유니폼 벗는다...차기 행선지는 포항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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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2024년 3월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직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기성용이 2024년 3월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직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기성용(36)이 팀을 떠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그는 포항 스틸러스 입단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단은 25일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기성용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구단은 이어 "이번 결정은 올 시즌 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서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이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이 선수로서 후회 없이 뛰고 내려놓을 때, 구단 레전드로서의 은퇴식을 함께하기로 선수와 뜻을 모았다"며 "지도자로 제2의 축구 인생에 도전함에 있어서도 구단이 최선을 다해 조력하고 서로가 함께한다는 약속을 나눴다"고 전했다. 또 "서울은 기성용에게 영원한 '레전드'로서의 모든 예우를 다하고, 서울을 대표하는 축구인으로서 많은 이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함께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기성용은 2009년부터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시티(웨일스), 선덜랜드, 뉴캐슬(이상 잉글랜드) 등 유럽 무대에서 11년간 활약한 뒤 2020년 여름 K리그로 복귀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서울에서 10시즌째를 보내며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작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기동 감독이 부임한 뒤 기성용의 입지는 좁아졌다. 부상에 시달리며 지난해 리그 20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해는 8경기만 출전했다. 최근에는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에 복귀했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13일 광주FC와 원정경기, 17일 강원FC와 홈경기, 21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 모두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기성용은 서울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FC서울 팬들이 25일 구단의 모기업인 GS그룹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FC서울 팬 커뮤니티 캡처

FC서울 팬들이 25일 구단의 모기업인 GS그룹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FC서울 팬 커뮤니티 캡처


서울 팬들은 기성용의 이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서울 구단의 모기업인 GS그룹 본사 앞에선 '한국축구 레전드 기성용, 구단과 GS만 모르는 가치' 등이 적힌 트럭 시위가 벌어졌다. 구단 훈련장인 경기 구리 챔피언스파크에도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줄지어 섰다.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는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유력하다. 현재 기성용과 포항은 이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사인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오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2025 서울과 포항의 21라운드에 기성용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렇게 되면 '김기동 더비'에서 '기성용 더비'로 팬들의 관심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명성을 쌓은 뒤 2024시즌을 앞두고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 때문에 팬들은 서울과 포항의 맞대결이 펼쳐지면 '김기동 더비'로 불렀으나, 이젠 '기성용 더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이 선두권으로 더 치고 올라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현재 서울(승점 27)은 리그 7위, 포항(승점 32)은 4위에 올라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