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곳곳서 산탄총 파편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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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구조 후 해외 입양을 위해 건강검진을 받으려던 유기견 '귀동이' 몸속에서 산탄총 파편 70여 개가 발견됐다. 〈사진=VIP동물의료센터 유튜브 영상 캡처〉 |
지난 4월 구조된 8~9살로 추정되는 수컷 유기견 '귀동이'의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몸속 곳곳에 작은 물체가 다닥다닥 박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산탄총 파편으로 무려 70여개에 달합니다.
오늘(25일) VIP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반려동물돌봄전문단체 도그어스플래닛은 지난 4월 백구 '귀동이'를 구조한 뒤 해외 입양을 위한 건강검진에 나섰다가 귀동이 몸속에 70여개의 산탄총 파편이 박혀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유기동물 보호소 입소 당시에는 상처가 아문 상태라 겉모습만으로는 이 같은 상황을 눈치챌 수 없었습니다. 총을 맞게 된 경위와 시기 등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조윤주 VIP동물의료센터 연구소장은 "어딘가에서 (총을) 맞고 오랜 기간 떠돌다가 구조된 상태였다"며 "해외 입양을 준비하면서 (입양 절차로) 아무런 의심 없이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온몸에 구슬이 다닥다닥 박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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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총알 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귀동이와 귀동이 몸속에서 나온 파편들. 〈사진=VIP동물의료센터 유튜브 영상 캡처〉 |
안승엽 VIP동물의료센터 성북점 원장은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며 "총알이 머리 쪽부터 어깨, 가슴통, 엉덩이, 다리까지 너무 많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거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최대한 많이 제거했다"며 "너무 깊이 있는 건 제거하려다가 혹시라도 다른 주요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위험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얼굴은 신경이 많아서 이물감을 쉽게 느낄 수 있기에 우선 얼굴 쪽을 제거했다"며 "나머지도 다 제거하는 게 좋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 나중에 또 한 번 수술을 진행할지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총알 파편이) 중금속이어서 몸 안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병원 측은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해 귀동이의 건강을 살피고 있습니다.
귀동이는 해외 입양은 무산됐지만 국내에서 좋은 가족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귀동이는 얼굴에 상처가 조금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정말 많다"면서 "좋은 가족이자 친구가 돼줄 수 있으니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김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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