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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내수진작 관광정책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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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내수진작 관광정책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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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전 국민에게 15∼50만 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소비 진작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관련 연구 결과에서는 신규 소비 창출 효과가 20∼40%로 분석됐다. 정부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전 국민에게 15∼50만 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소비 진작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관련 연구 결과에서는 신규 소비 창출 효과가 20∼40%로 분석됐다. 정부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올 2월 중순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 관광을 다녀왔다.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겨울인 탓도 있겠으나 왜 이렇게까지 한산한지 의문이 생겼다. 현지 가이드는 "춘절 연휴 바로 다음 주여서 내국인 관광객이 가장 적다"고 답했다.

내친 김에 중국의 내국인 대상 관광 정책으로 특기할 만한 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중국엔 22개 성(省)이 있는데, 해마다 한두 개 성을 돌아가면서 해당 주민들에게 전국 관광지 입장료를 면제해 준다"는 답을 들었다. 산뜻한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인공지능(AI)에게 재차 물어봤더니 "그런 공식 정책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쪽이 맞는지와 무관하게 이 아이디어가 우리나라에 시급한 민생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다양한 내국인 대상 가격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해당 지자체 주민에게는 반값 할인해 주거나, 청소년 및 노인 우대 할인, 개인과 단체 간 가격 차별, 특정 행사 기간 입장료 할인 등이 있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는 체류 인구 증가를 위해 '강원생활도민증'을 발급하고 도내 숙박·레저·관광시설 등에서 다양한 할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 중심의 각자도생보다는 내수 진작을 위한 국가적 정책으로 '(가칭) 한국형 관광지 무료 입장 제도' 도입을 적극 제안한다. 여기엔 공공 박물관 미술관도 포함된다. 이 정책은 다음의 몇 가지 방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중국 가이드의 말처럼 1~2개 광역시·도민에게 해마다 전국 관광지 입장료를 무료로 해 주는 제도다. 올해는 대구·경북 주민에게, 내년엔 광주·전남 주민에게 무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방문객 증가로 내수 진작과 함께 지쳐 있는 국민에게 '힐링'할 기회도 주는 일거양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사계절로 나눠 1~2개 시·도민에게 관광지 입장료를 무료로 해주는 제도다. 봄에는 호남, 여름엔 영남, 가을엔 중부권, 겨울엔 수도권 주민에게 입장료를 면제하는 제도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확장할 수 있다. 예컨대 친선 외교 증진책으로 해마다 번갈아가며 특정 국가 관광객에겐 전국 관광지 입장료를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가장 긴급한 과제가 내수 진작이고 민생경제 활성화다. 한국형 관광지 무료 입장 제도를 도입한다면, 관광지 주변 자영업자들은 물론 연관 사업자들의 주머니에 온기가 돌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관광지 지역 화폐를 모바일 할인 쿠폰으로 쉽게 발급받을 수도 있게 해준다면 지역·서민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한국형 내수진작 관광정책'의 가시화로 우리나라 지방 살리기와 민생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김종한 경성대 경제금융물류학부 교수

김종한 경성대 경제금융물류학부 교수

김종한 경성대 경제금융물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