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미지답 부산 포럼] 종합 토론
청년 이탈 막기 위한 새로운 전략 필요
서울에서 줄 수 없는 것 찾아서 키워야
청년이 끌리는 도시에는 무엇이 있을까. 24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2025 미지답 부산 포럼'에 참가한 각계 인사들은 청년 이탈을 막기 위해 산업단지를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던 이전과는 다른 전략을 세울 때라고 진단했다.
한국일보와 부산시가 '청년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 종합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치용 동의대 대외협력원장은 가속화되는 수도권 쏠림 현상 뒤에 숨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으며, 지금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물었다. 참석자들은 굳이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3년 부산에 어묵베이커리를 선보여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킨 삼진어묵의 박용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에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냉정하게 지역 환경을 파악하고, 부산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설정해 특색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똑같은 것을 두고 경쟁하지 말고, 서울에서는 줄 수 없는 것들을 집중해서 키운다면 다른 방식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묵은 부산에서 1등이 될 수 있는 품목이라 생각했고, 훌륭한 항만 인프라 등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1,000억 원을 준대도 서울로 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이탈 막기 위한 새로운 전략 필요
서울에서 줄 수 없는 것 찾아서 키워야
24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미지답 부산포럼에서 김치용(왼쪽부터) 동의대 대외협력원장,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박수영 그랜드모먼트 유스호스텔 대표, 최연화 부산시 청년정책과장, 정대철 부산도시공사 복지사업본부장이 ‘청년이 끌리는 도시,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 하고 있다. 부산=하상윤 기자 |
"청년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실험할 수 있는 무대를 찾습니다. 지역 기업과 지방정부가 그 무대를 제공해야 합니다."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청년이 끌리는 도시에는 무엇이 있을까. 24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2025 미지답 부산 포럼'에 참가한 각계 인사들은 청년 이탈을 막기 위해 산업단지를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던 이전과는 다른 전략을 세울 때라고 진단했다.
한국일보와 부산시가 '청년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 종합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치용 동의대 대외협력원장은 가속화되는 수도권 쏠림 현상 뒤에 숨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으며, 지금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물었다. 참석자들은 굳이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3년 부산에 어묵베이커리를 선보여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킨 삼진어묵의 박용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에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냉정하게 지역 환경을 파악하고, 부산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설정해 특색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똑같은 것을 두고 경쟁하지 말고, 서울에서는 줄 수 없는 것들을 집중해서 키운다면 다른 방식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묵은 부산에서 1등이 될 수 있는 품목이라 생각했고, 훌륭한 항만 인프라 등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1,000억 원을 준대도 서울로 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에서 열린 '2025 미지답 부산 포럼' 프로그램 중 하나인 종합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하상윤 기자 |
청소년기부터 도시의 정체성과 산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선행 작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부산·울산·경남 청소년학 1호 박사인 박수영 그랜드모먼트 유스호스텔 대표는 "부산의 성장 배경과 특징, 또 어떤 산업이 도시를 지탱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걸어온 길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도시의 로드맵을 보여주고, 애향심이 생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순한 체험 위주의 진로교육이나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 산업과 직업 간 실질적으로 연계된 진로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추진 중인 청끌기업, 청년문화만원패스 등 다양한 정책과 현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최연화 부산시 청년정책과장은 "청년이 머물며 꿈을 이루어가는 도시를 목표로, 일자리·주거·교육·복지·문화·참여권리 등 5개 분야 95개 사업에 4,14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부산 청년들 삶의 만족도는 7대 특·광역시 중 1위고, 청년 패널조사 결과 부산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응답도 78.6%에 달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주택 지원정책은 청년 전용 공공임대 확대, 신혼부부 대상 장기 임대료 지원, 자녀 수에 따른 가산 혜택 등 '청년부터 가족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많은 공감을 받았다. 정대철 부산도시공사 복지사업본부장은 "청년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 1위가 재정적 어려움, 2위가 주거 문제"라며 "주거 안정은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고 가족을 꾸려나가기 위한 핵심 조건인 만큼 공공임대 주택 등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정주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