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에 오른 가운데,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사진=X 갈무리 |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쌓아온 막대한 영향력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지난 20일 넷플릭스에 공개돼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에 오른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이 24일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사냥하는 데몬 헌터스로 활약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강 감독과 미국 출신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픽쳐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 안효섭, 이병헌, 김윤진 등 한국 배우가 주요 배역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강 감독은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서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었다"며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운 면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드는 여정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라며 "성우, 보컬 모두 한국인 배우로 캐스팅한 점이 뜻깊다. 처음 일을 시작했던 때부터 꿈꾸던 목표를 실현해 보람차다"고 했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가 컵라면을 먹는 모습. /사진=X 갈무리 |
이 작품에는 저승사자, 도깨비, 호랑이 귀신 등 한국 무속 신앙과 K팝 팬덤 문화가 등장한다. 김밥, 컵라면, 국밥 등 한국 대표 먹거리도 빠지지 않는다. 남산타워, 낙산공원, 잠실주경기장 등 서울 주요 명소도 배경으로 나온다.
강 감독은 "한국의 풍부한 신화 중에서도 초자연적 세상을 다루는 악마학이 처음 떠올랐다"며 "악귀에 관해 생각하다 보니 악귀 사냥꾼 아이디어까지 나왔고, 멋진 여성 전사 그룹이 비밀리에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상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운 좋게도 새로운 종류의 여성 슈퍼히어로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쿨하고 강하면서도 단점이 있고 불완전한 존재, 먹는 걸 좋아하고 과식을 일삼는 철부지 같은 존재다. 제가 지금껏 스크린으로 꼭 만나보고 싶었던 여성상"이라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문화나 케이팝에 익숙하지 않던 많은 아티스트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과 음악에 깊이 공감했다'는 말을 많이 해줘 감회가 새로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왜 이런 영화를 만드는지 다시금 일깨워줬다"며 "영화만큼 배경과 언어에 상관없이 우리가 모두 얼마나 비슷한 지점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 /사진=X 갈무리 |
공동 연출을 맡은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단절됐던 때,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를 열고 전 세계 수백만 인구가 집에서 'Dynamite'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세상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좋은 노래 한 곡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어둠을 무력화하고 우리 안에 깃든 악마까지도 힘을 잃게 만드는 순간과 느낌을 포착하고 싶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인물들이 떠나는 여정과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BTS가 수년 전 우리에게 선사했던 경험의 일부를 느낄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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