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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리포트 ②팔레스타인의 언론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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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리포트 ②팔레스타인의 언론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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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인권단체 '아디'는 지난해부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여성 예비언론인 25명을 선발해 3년간 지원하는 독립언론 육성사업 ‘스피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첫 6개월 간, 20년차 안팎의 현업 언론인들로부터 취재·제작에 대한 이론 및 실무 교육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2년 6개월간, 이들은 비인도적 환경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현실을 스스로 취재해 보도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이 겪는 전쟁 피해와 참상을 팔레스타인인의 시각으로 기록해 알리자는 취지입니다. 뉴스타파는 아디를 통해 스피크업 참가자들이 지난 4월부터 취재한 9건의 취재물을 전달 받아 오늘(24일)부터 7월 15일까지 매주 연재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팔레스타인 언론인에 대한 탄압과 폭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나라 간 분쟁의 역사만큼이나 그 역사도 오래됐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군사적 충돌이 있을 때마다 언론인들은 두 국가 정부 모두에서 탄압과 공격을 받았다. 군인들의 교전뿐 아니라 무고한 어린이, 민간인들을 상대로 자행된 폭력과 살상의 실태를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알-자지라방송 기자 저격
언론인에 대한 탄압은 물리력을 이용한 촬영 통제나 단순 폭력에 그치지 않았다. 군인들은 총기를 사용해 언론인을 직접 저격하기도 했다. 2022년 5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제닌에서 일어난 시위와 이를 통제하려는 이스라엘 방위군의 작전을 취재하던 시린 아부-아클레 알-자지라방송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다. 평소처럼 시위 현장과 떨어진 안전지대에서 ‘프레스’ 조끼를 입고 현장을 취재했지만 총탄은 아부-아클레 기자의 머리를 관통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그녀는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 동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 대한 인권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UN 독립 국제조사위원회는 2023년 10월 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조사위원회는 아부-아클레 기자를 저격한 총탄이 이스라엘 군에서 온 것이며, “정당한 이유 없이 치명적 무력”을 행사했다고 적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습격한 이후, 이스라엘 방위군은 다시 팔레스타인을 침공했다. 전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은 여전히 군인이나 군중에 의한 폭력과 저격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은 군사 작전 현장을 지키며 전쟁의 참상과 무고한 피해자인 시민들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분쟁지역 인권단체 ‘아디’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팔레스타인 지역 독립언론인 육성사업 ‘Speak Up’(스피크업) 참가자들은 날아드는 총탄에도 취재활동을 이어가는 언론인 2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20여년 경력의 리마 알-암라 팔레스타인TV 기자는 취재 도중 목숨을 위협받거나 체포·구금된 경험이 여러 번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알-암라 기자는 이 같은 위협이 오히려 자신에게 현장 취재를 이어가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하페즈 아부 사브라 로야TV 기자는 매일 취재 현장에서 언론인임을 뜻하는 ‘프레스’ 조끼를 입어도 고의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이 같은 폭력이 지난 한 해 동안 더 심각해졌다고도 말했다.

아부 사브라 기자는 난민캠프를 취재하다가 저격수의 타깃이 된 적도 있다며, 자신의 차체에 박힌 총탄 자국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프레스) 조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국제 협약에 따라 언론인들이 업무를 방해받지 않고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라며,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언론인 저격을 비판했다.


세계 163위의 언론자유 국가, “이스라엘의 압력 더 심해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 7일부터 올해 4월 8일까지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가자와 서안 지구에서 순직한 팔레스타인 언론인이 최소 211명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025년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도 100점 만점 중 27.41점을 받아 180개국 중 163위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여섯 계단 떨어진 순위다. RSF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 약 200명의 기자가 살해당했으며, 그중 최소 42명은 업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또 서안지구에서는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압력이 심해져 기자 체포와 업무 방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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