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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국 물류, 설치 빠른 자동화 시스템 필요"…엑소텍 물류 로봇 '출사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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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국 물류, 설치 빠른 자동화 시스템 필요"…엑소텍 물류 로봇 '출사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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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기자]

자동화의 시대다. 도로에선 자율주행 자동차가 달리고, 하늘에선 무인 드론이 날아다닌다. 사람 투입이 어려운 위험한 제조업 공정에는 로봇이 대신 투입된다. 쇼핑몰에서는 소비자의 선호 제품 알고리즘을 분석해 자동으로 제품을 추천한다.

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로켓배송이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닌 요즘, 물류 프로세스 역시 자동화를 거듭하며 진짜 '로켓'배송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 판이다. 그리고 물류의 전 과정에서 '물류 자동화 로봇'이 투입되며 모든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로봇과 AI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한국의 경우 변화는 더 가파르다.

글로벌 창고 자동화 로봇 기업 ' 엑소텍 SAS'가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다. 엑소텍 코리아를 설립하고 지난 17일 파주 차세대 데모센터를 개소했다. 동시에 공급망 기술 혁신 세미나를 열어 자사 '스카이팟 시스템'도 소개했다.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높은 한국 상황에 맞춰 발빠르게 물류 로봇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2015년 프랑스에서 창업 이후 창고 자동화 업계 최단기간 매출 10억달러 달성 금자탑을 세운 '신흥 고래'다. 프랑스 정부 선정 유니콘 기업으로, 현재 세계 3개 대륙 150개 고객 사이트를 확보 중이다. 이번 한국 시장 진출로 현지 물류 생태계에 깊이 뿌리내리고 싶다고 말한다.

타테와키 류 엑소텍 아시아 태평양 대표를 만나 엑소텍 코리아의 비전과 스카이팟의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은 물류 혁신의 나라…"네트워크 확장하겠다"


엑소텍이 내세운 핵심 기술은 '스카이팟(Skypod®)'이다. 3차원 로봇 솔루션이다. 랙(선반)과 작업대, 교환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모든 종류의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작업자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타테와키 대표는 "스카이팟은 진정한 '3D 이동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지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경우 랙을 직접 타고 오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재고 접근이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는 "3D 이동성을 확보해 병목 현상이 적고, 모든 SKU(최소 단위 재고)는 2분 만에 피킹 스테이션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체 시스템 재설계 없이 로봇, 랙, 작업대를 독립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모듈형 확장성'도 강점이다. 통합형 풀밀먼트를 도입해 매장과 이커머스 주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중복 인프라와 별도 라인이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타테와키 대표는 "특히 표준화된 모듈형 설계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존 자동화 시스템은 수년에 걸친 설계가 필요하지만, 스카이팟은 통상 6~9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강점을 통해 기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물류 자동화 기업과 차별성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한국 역시 지난 4월 현대무벡스가 글로벌 제과기업 오리온과 416억원 규모 진천 CDC 스마트 물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물류 자동화 사업자가 여럿 있다. 현대무벡스는 자동적재로봇, 피킹 및 이송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물류 공정 자동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엑소텍으로선 글로벌 성과는 톡톡히 거뒀을지언정, 한국에서는 기존 경쟁 구도를 새롭게 뚫어야 하는 입장인 셈이다.

타테와키 대표는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체에 머무를 생각이 없다"며 "한국 물류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그 환경에 맞춰 민첩하게 진화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풀필먼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설치가 빠른 표준형 모듈형 설계를 내세운 것이다.

이번 파주 데모센터 개소는 현지 확장 전략의 첫 단추다. 한국 내 엔지니어링·지원팀을 마련하고, 파주 데모센터를 지식 공유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아직 국내 네트워크가 미약한 만큼 네트워크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강조한다.

타테와키 대표는 "현재 한국 내 시스템 통합업체와 서비스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우선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실제 운영 상황에 부합하는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선 네트워크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식 발표 전까지 구체적인 기업명을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 한국 내 여러 선도 기업과 고도의 협력 논의 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 다수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질했다. 엑소텍 기술에 대한 시장 신뢰와 장기적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설명이다.

엑소텍은 일본 유니클로, 캐나다 데카트론, 프랑스 르노 등 글로벌 제조업과 소매업을 막론하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왔다. 다양한 시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유니클로와 데카트론의 경우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주문 폭주 특성상 통합 주문 처리와 피크 시즌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스카이팟 기반 고밀도 물류 저장 솔루션과 Pick & Pack

방식을 접목한 결과, 데카트론 몬트리올 매장은 고객 대기 시간 50% 단축과 매출 50%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이런 기존 고객사와의 성공 사례를 한국 시장에서도 재현하겠다고 강조한다.

타테와키 대표는 "한국 시장만의 차별점은 '높은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솔루션 우선순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라며 "엑소텍 시스템은 단일 재고 풀에서 매장과 온라인 주문을 동시에 처리하며, 수요 변동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 의류를 포함한 한국 소비시장에 매우 적합하다"고 자신했다.


마침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격한 물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10년 전 쿠팡이 주도한 로켓배송은 이제 물류업계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고, 전체 물동량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AI와 자동화 시대를 맞아 물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 그간 물류 산업에서는 인력난이 항상 문제였. 특히 과거 택배 상하차로 대표되던 물류 분류와 운반은 대표적 노동 집약 업무였다. 항상 근무자 피로 과중과 휴먼 에러가 뒤따랐다. 이를 로보틱스 도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는 최근 이코노믹리뷰 'AI, 산업역군 되다' 포럼에서 "자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아직 로봇의 작업 속도가 인간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될 경우의 효율성은 인간과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인력 부족 문제는 물론, 창고의 대형 화재 위험이나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물리적 리스크가 막대하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의 자동화와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술 도입은 기업들에게 있어 검토를 넘어서 테스트 실행의 단계로 깊숙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이번 엑소텍의 한국 진출도 이런 물류 기업의 변화한 니즈와 연관이 없지 않다. 당장 한국 시장 진출 전략 중 하나로 '한국 물류창고의 주요 과제인 화재 안전 규정(스프링클러 설치 기준) 및 협 소한 공간 내 설치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타테와키 대표는 "엑소텍은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공급망의 모든 요소가 연결되고, 데이터 기반이며, 유동적으로 반응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며 "로보틱스와 AI가 물류 운영을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미래를 그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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