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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실용, 여당은 개혁 … 내가 '원팀' 승리 이끌겠다"

매일경제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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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실용, 여당은 개혁 … 내가 '원팀' 승리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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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도전에 나선 박찬대 의원이 24일 국회의원회관 818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818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전까지 사용하던 곳이다. 한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전에 나선 박찬대 의원이 24일 국회의원회관 818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818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전까지 사용하던 곳이다. 한주형 기자


"정부는 통합과 실용에 중점을 두고, 여당은 개혁에 비중을 두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필요합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새 정부와 여당의 관계에 대해 "당정이 유기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율하는 '진짜 원팀(one team)'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석대변인, 최고위원, 원내대표,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다"며 '당정대 원팀'에 필요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다음달 2일 실시될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도전한다. 지난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박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그는 왼쪽 가슴에 태극기와 민주당기가 나란히 교차돼 펄럭이는 모습의 새로운 배지를 찼다. 이 대통령 당선 후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새로 만든 배지다. 여당의 일원으로 국정 운영에 책임감을 더 갖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인터뷰는 국회의원회관 818호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2022년 처음 등원한 후 지난 6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의원 면직 전까지 줄곧 써온 방이다. 박 의원은 최근 이곳을 재배정받고 사무실을 옮기고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당선되고 떠난 빈방을 제가 꼭 물려받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여러 의견을 받아서 물려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1년1개월10일 동안의 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마치고 지난 12일 퇴임했다. 1년 남짓한 원내대표 기간 중 두 번의 당대표 직무대행과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및 파면, 대통령선거 등 유례없이 펼쳐진 굵직한 이벤트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의원은 "내란의 완전한 종식은 정권교체였다"며 "그 모든 위기를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또박또박 해결해내고, 결국 대선 승리로 이재명 정부를 세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순간"이라고 꼽았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퇴임 당시 강조했던 '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주가지수"라면서 "국장에 대한 기대가 많이 부족한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끔 상법 등을 개정해 안정감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당대표가 되면 당의 자원이 강하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상법 개정안 속 부칙을 이용해 비상장기업의 적용 시기를 조절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대표가 되면 정책위의장에게 지시해서 명확하게 검토하고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야당의 상법 개정안 반대 논리인 '비상장기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절충안인 셈이다.


이어 "소수의 작전이라든가 비대칭 정보를 이용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장기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일부의 우려를 재검토한 후 우리 경제의 대원칙인 상법 개정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민생·경제 정책을 묻자 "무너지고 있는 지역 상권에 신속한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거부한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시급하게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전임인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승계한다. 1년 남짓의 짧은 시간이지만, 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 박 의원은 지선 필승 전략에 대해 "경제가 살아야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고, 유능해야 국민이 지지한다"면서 "단기 과제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중장기 과제로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 문화콘텐츠, K방산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대표 선거 경쟁 상대인 정청래 의원에 대해서는 "축구로 치자면 골 게터이자 스타 플레이어"라고 추켜세우고, 스스로에 대해서는 "팀 전체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플레잉 코치"라고 정의했다. 정 의원의 강점인 대야(對野) 공격력을 칭찬하면서도, 민주당이라는 조직을 큰 틀에서 운영하는 것에 있어서는 본인이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구성원의 장점을 살려서 승리하도록 만드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자칫 네거티브 경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왕수박'과 같은 강한 표현들이 등장하면서 공식 후보 등록도 하기 전부터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는 "정 의원도 내란에 맞서 국민주권정부를 만들어낸 동지"라며 "이번 선거는 당권 경쟁이 아니라 '역할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과거에는 국회의원들끼리 모여 시도당 위원장을 어떻게 뽑을 것인가를 협의해서 무난하게 처리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당원이 당의 주인인 시대"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갈등이 벌어지고 힘들어도,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멋지게 경쟁하고 당원의 손으로 내려진 결정에 대해서는 저나 정 의원 모두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이번 전당대회로 내부 분열과 반목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제는 당과 지지자들이 그런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본다. 저는 정 의원을 신뢰하고, 네거티브 선거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형민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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