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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소득 6억 소명 안돼"… 金 "경조사·출판기념회 4억, 처가서 2억"

매일경제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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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소득 6억 소명 안돼"… 金 "경조사·출판기념회 4억, 처가서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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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24일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경청하고 소통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인수위원회 없이 맨바닥에서 시작한 정부가 빠르게 대한민국을 안정적인 궤도로 올려놓으려면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비상사태를 겪고 조기 대선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일할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다. 김 후보자는 재산 형성 의혹에 대해선 "세비 이외 수익에서 통념에 비춰 과하게 넘는 경우가 없다"고 피해 갔다.

'송곳 검증'을 예고했던 야당은 결정적 한 방 없이 인사청문회 첫날을 보냈다. 여야 합의 실패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증인 없이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 아들의 아빠 찬스 의혹과 아들 유학비 등 소득을 초과하는 지출 등에 대해 따져 물었지만 특별한 소득을 얻어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프라이버시'라거나 '인권침해'라며 엄호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모두발언에서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항상 경청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은 지금 슈퍼 복합 넛크래커 상황 속에서 IMF 때보다 더 힘든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의 부정적 여파는 모든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복합 경제위기, 중동정세 불안 등 우리 경제와 외교안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과 정책 신뢰 회복, 사회 갈등 완화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소득보다 훨씬 많은 지출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최근 5년 동안 국회의원 세비 등으로 5억원을 받았는데, 지출액은 13억원가량이 된다. 차액인 8억원을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들 유학비 2억원을 제외해도 6억원가량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결혼식 축의금과 장인상 때 받은 조의금, 그리고 출판기념회에서 얻게 된 소득이 있었다"며 "과하게 넘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조의금, 출판기념회 각각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고, 결혼 축의금을 받은 건 처갓집에 다 줬다"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내가 생활비가 부족해 그때그때 200만원, 300만원씩 손을 벌려서 도움받은 걸 5년간 합치니 2억원 정도 된다"고 했다. 지원받은 2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청문회 직전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도에 국회의원 세비로 추징금을 냈고, 매년 500만원씩 내다가 빨리 완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700만원으로 올려 6000만원을 갚았다"며 "2024년에는 1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일부는 선거 비용, 나머지 1억원 정도는 추징금을 완납하는 데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중에 끝난 뒤에 아파트 보증금을 빼서 다 갚았다"며 "중가산 증여세의 부담이 너무 커서 그걸 제일 먼저, 이후에 공적 채무인 추징금 그리고 사인 간 채무 순서로 갚았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자는 2018년 1억4000만원을 11명에게 빌린 사안에 대해 "이자와 원금을 다 갚았기 때문에 다른 불법이나 다른 제공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설정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 아들의 미국 코넬대 유학자금 출처와 관련해 "유학비에 한정해서라도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장남에게 송금된 외국환 신고 내역이 없다'다. 도대체 학비와 생활비는 어떤 경로로 전달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유학자금은 전처가 부담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이념 성향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이종배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과거 미국문화원 사건의 배후 조종자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로 인해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는 점에 대해 해명했던데 확실하게 얘기해 달라"며 "반미주의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한미 관계가 더욱 강화된, 발전된 모습이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나라 국가예산이 1년에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 말해 달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 하나"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또 "국가채무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20~30%쯤"이라고 답했고, 김 의원이 48.3%라고 교정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느냐"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이 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전력투구하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최희석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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