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몰 시작되며 시민 불쾌감 호소 잇따라
서울시 "살충제 최소화, 비화학적 방제 유지"
서울시 "살충제 최소화, 비화학적 방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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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채은 인턴기자=24일 오전 찾은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 한 아파트의 외벽. 창문 아래 시멘트 벽면과 측면 벽체 곳곳에 러브버그 수십 마리가 붙어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2025.06.24 |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이채은 인턴기자 = 6월 중순부터 서울 곳곳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다시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주택가 창틀이나 외벽, 버스 창문 등에 무리를 지어 붙어 있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적잖다.
24일 오전 찾은 동대문구 정릉천 일대에선 하천변 산책로와 제기동 일대 도로에 러브버그 수 쌍이 관찰됐다. 같은 날 찾은 동대문구 휘경동 한 아파트 외벽에는 러브버그 수십 마리가 붙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아파트 주민은 "벌레가 너무 많아 청소로도 감당이 어렵다"며 "새카맣게 붙어 있는 모습이 보기 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이들이 보고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라며 "여름마다 러브버그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러브버그 출몰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북권과 동북권, 일부 수도권 지역 주민들은 "방충망을 닫았는데도 집 안까지 들어왔다", "창틀과 외벽에 벌레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등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암수 한 쌍으로 붙어다니며 번식하는 습성이 있어 '러브버그'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주로 6월에서 8월 사이 대량 발생하며, 부엽토 등 유기물이 많은 토양에서 번식한다.
특히 장마 이후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부화와 활동이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나 동물을 물지 않으며 썩은 식물 등을 먹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러브버그에 대한 시민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는 "러브버그가 이로운 곤충이지만 대량 발생해 피해를 끼치면 해충으로 본다"고 답했다. 러브버그는 바퀴벌레(66%), 빈대(60.1%)에 이어 불쾌감을 주는 곤충 3위(42.6%)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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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해 여름 러브버그 발생 대비 민관 긴급방역활동 현장. 2025.06.13 (사진 제공=양천구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시는 올해도 기존 방침과 마찬가지로 화학적 살충제 사용은 최소화하고, 친환경 방제 방식을 유지한다. 시는 올해 초 관련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4월 심포지엄을 통해 자치구에 유인등, 트랩, 방충망 설치 등 비화학적 방제법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자체 조례를 통해 대응 체계를 마련할 수도 있고, 서울시는 가이드라인을 일괄 안내한 상황"이라며 "특히 은평구, 노원구 등 산과 가까운 지역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부터는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운영하겠단 방침이다. 노원구는 드론을 활용한 방역을 실시 중이며, 중랑천과 묵동천 등 인력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양천구는 러브버그 출몰에 대응해 민관 긴급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집중 방제에 나섰다. 성동구는 빈집 42곳을 포함한 방역 취약지역을 지정해 정기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제보다 출몰 전부터 환경 정비를 포함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선주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러브버그가 익충이라도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며 "출몰 전부터 환경 정비를 하거나, 빛 유인을 활용한 비화학적 방제 등으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연구위원은 동양하루살이 방제사례를 언급하며 "시장 조명 변경이나 빛의 방향 조절 등으로 곤충을 유인하는 방식이 물리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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