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HMM 동남아권역장
동남아 물동량 비중 5년 새 19→30% 급등
트럼프발 관세로 중국발 미주향 화물 급감
“글로벌 해운 물류 중심, 중국서 동남아로”
중소형 선박·신규 항로로 동남아 공략 박차
동남아 물동량 비중 5년 새 19→30% 급등
트럼프발 관세로 중국발 미주향 화물 급감
“글로벌 해운 물류 중심, 중국서 동남아로”
중소형 선박·신규 항로로 동남아 공략 박차
[싱가포르=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동남아 해운업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을 보좌하던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물동량 증가율을 앞서며 물류 중심지로 거듭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17일 싱가포르 HMM(011200) 동남아권역본부에서 만난 김기태 동남아권역장은 동남아 해운업 성장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HMM 동남아권역본부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캄보디아·방글라데시·호주 등 총 10개국을 총괄한다. 법인 전체 인력은 540명, 싱가포르에는 주재원 10명을 포함해 95명이 상주한다.
김기태 권역장은 이 지역 해운을 11년째 지휘하고 있다. 그는 1992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2003~2007년 싱가포르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으며 2013~2017년에는 말레이시아 법인에 몸담았다. 임원 승진 후 2022년 다시 싱가포르로 복귀해 ‘동남아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 17일 싱가포르 HMM(011200) 동남아권역본부에서 만난 김기태 동남아권역장은 동남아 해운업 성장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HMM 동남아권역본부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캄보디아·방글라데시·호주 등 총 10개국을 총괄한다. 법인 전체 인력은 540명, 싱가포르에는 주재원 10명을 포함해 95명이 상주한다.
김기태 HMM 동남아권역장이 지난 17일 HMM 싱가포르 동남아권역본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김기태 권역장은 이 지역 해운을 11년째 지휘하고 있다. 그는 1992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2003~2007년 싱가포르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으며 2013~2017년에는 말레이시아 법인에 몸담았다. 임원 승진 후 2022년 다시 싱가포르로 복귀해 ‘동남아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는 “동남아는 세계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물동량 증가세도 두드러진다”며 “HMM의 전체 물동량에서 한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반 이상이지만, 동남아 비중은 4~5년 전 19%에서 최근 3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HMM은 최근 중고 소형 선박을 사들여 동남아 노선에 배치하는 등 해당 지역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초대형 선박 중심 전략을 보완하고 복잡한 동남아 항만에 적합한 네트워크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은 동남아 지역 물동량 증가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김 권역장은 “지난 4월 초 미국 정부의 대중국 추가 관세 조치 발표 이후 중국발 미주향 화물이 약 40% 급감했다”며 “이에 따라 일부 화주는 동남아로 선적지를 돌렸고 5월부터 동남아발 미주 물량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들어 미중 관세 휴전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중국 수출이 다시 회복되긴 했지만, 미국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중국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고 그 대안으로 동남아에 대한 수요는 유지됐다”며 “전체적으로 동남아는 중국 대비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출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기태 HMM 동남아권역장이 지난 17일 HMM 싱가포르 동남아권역본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HMM은 올해 하반기 동남아 노선 신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넘어오는 물량을 적극 공략하고 신규 화주 확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지역 내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밀한 역내 네트워크와 창고·터미널·야적장 등 기반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며 “회사가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전략적인 투자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권역장은 해운업의 생존 조건으로 다양한 선대를 갖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기민한 대응력을 꼽았다. 그는 “HMM이 글로벌 8위 선사지만, 에버그린처럼 특화된 크기의 선대를 갖추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크다고 살아남는 게 아니라 수익성 있는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능력과 적정 규모, 민첩한 조직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치열한 해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며 “영업조직 간 협업과 민첩한 대응력, 그리고 서비스 품질이 HMM의 생존 조건”이라고 했다.
HMM은 오는 2030년까지 약 10조원을 투자해 현재 93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 수준인 선복량을 150만TEU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 권역장은 “너무 큰 배만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중소형 선박 확보와 벌크선 확대도 포트폴리오 균형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권역장은 올해 해운 운임이 ‘상고하저’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주 시장은 7월부터 연말까지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둔 성수기에 진입하지만 올해는 5~6월에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앞당겨 빠지면서 오히려 성수기 구간에는 예년보다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관세 압박이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아시아 전체 물동량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태 HMM 동남아권역장이 지난 17일 HMM 싱가포르 동남아권역본부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