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고향인 칠곡서 첫선…본공연은 26일
(칠곡=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나이 88세 할매가 됐지만, 나한테도 꿈이란 게 있었거든 예."
뮤지컬 배우의 나지막한 노랫말이 선율을 따라 흐르자 200여 객석 곳곳에서는 눈가를 훔치는 이들이 보였다.
24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교육문화회관 평생학습관 인문학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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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온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
뮤지컬 배우의 나지막한 노랫말이 선율을 따라 흐르자 200여 객석 곳곳에서는 눈가를 훔치는 이들이 보였다.
24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교육문화회관 평생학습관 인문학 홀.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의 본공연에 앞서 작품을 소개하려고 열린 토크콘서트 '배움에는 때가 없고 설렘은 늙지 않는다'에서 흥에 겨운 눈웃음과 애달픔에 붉어진 눈시울이 오갔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칠곡 문해학교에 다니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며 자기만의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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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온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
다른 지역에서 시연을 한 적이 있는 뮤지컬이 작품의 고향인 칠곡에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칠곡 할머니들이 자작한 시를 그대로 노랫말로 옮겼기에 이날 관객들은 배우들의 짧게 선보인 공연을 보며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토크콘서트에서 연신 눈가를 훔치던 김정화(73·여)씨는 "노래들이 너무 좋다. 특히 꿈을 얘기하는 노래는 나 또한 어린 시절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을 떠올리게 했다"면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삶은 그렇게 녹록지 않아 이루지 못했다"며 회한에 젖었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 시집을 와서 밤마다 울었던 내 인생"
작품의 노랫말에 눈물 흘리던 곽정순(70·여)씨는 "우리 어머니의 삶을 그대로 얘기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엄마가 열여섯에 시집와서 애를 11명이나 낳았다. 생활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못 가고 식모처럼 살았다"면서 애절한 그리움을 전했다.
콘서트장이 마냥 무겁기만 하지는 않았다.
못마땅한 남편의 행실을 유쾌하게 풀어낸 '화상'이라는 곡이 신나는 리듬을 타자 현장을 찾은 할머니들은 노래에 호응하며 어깨를 덩실거렸다.
뮤지컬의 노래를 만든 김혜성 작곡가는 "이 뮤지컬이 탄생한 곳이 칠곡이다. 할머니들이 쓰신 시로 만든 이야기와 노래와 춤인 만큼 본 공연에도 많은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콘서트장을 찾은 김재욱 칠곡군수는 인사말에서 "제작진이 2, 3년간 기획하며 할머니들의 삶을 자세히 관찰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지역을 대표해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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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언론 공개 |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의 칠곡 본공연은 오는 26일 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오후 2시와 오후 7시 30분 두차례 열린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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