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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각에 기업인 대거 발탁, 혁신 성장 동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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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각에 기업인 대거 발탁, 혁신 성장 동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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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9일 만인 23일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성과를 중시하는 실용주의,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탕평과 협치, 현장을 아는 전문가 중용 등의 국정철학과 인사 원칙에 대체로 부합하는 인물들이 발탁됐다.

64년 만의 첫 문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안규백 의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으나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민노총 위원장 출신의 김영훈 철도공사 기관사 등은 파격적 인선이나 논란도 낳고 있다. 11개 부처 후보자 중 서울대 출신은 1명,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으로 넓혀도 4명에 불과했다. 학벌 장벽을 깨고 성공한 인물들이 여럿이다. 지역은 호남 4명, 영남 4명, 수도권 2명, 충청 1명 순이었다. 아직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경제 부처 장관이나 법무부 장관 등이 미정인 만큼 전체적 평가를 내리긴 이르지만,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에 비해서는 인선의 폭이 넓다.

눈에 띄는 것은 대기업 출신 IT 전문가의 대거 발탁이다. 지난 15일 초대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으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 센터장을 임명한 데 이어 배경훈 LG AI 연구원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이사(중소벤처기업부)를 후보자로 지명했다. 국무조정실장엔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이 내정됐다. 이날 발표되지 않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도 혁신적 이미지의 기업가 출신을 찾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AI 3대 강국’ 달성, ‘소버린(주권) AI 개발’ 등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도전 과제를 기업인들의 혁신 역량에 바탕해 반드시 성과로 귀결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온 혁신가들을 수혈해 정부 혁신을 꾀하는 것은 세계적 트렌드다. 미국은 일론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를 맡겼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스타 기업인들이 요직에서 뛰고 있다. 문제는 망신 주기 청문회와 주식 백지 신탁이라는 낡은 규제 탓에 혁신적 기업인들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가 제한돼 왔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1조원 벤처 신화를 만들며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김종훈 전 벨연구소 소장은 이중국적 문제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의 길을 열며 중소기업청장 후보가 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백지신탁 문제로 공직 진입을 포기했다. 기업인들이 ‘혁신 성장’의 마중물이 되도록 청문회를 앞둔 국회가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