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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보다 네가 더 좋아" 챗GPT 대화 들통난 남편, 이혼 사유 될까?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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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보다 네가 더 좋아" 챗GPT 대화 들통난 남편, 이혼 사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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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인 챗GPT에게 "아내보다 네가 더 좋다" 등의 감정 표현을 했다면 '정신적 외도'가 성립될까? 이명인 변호사는 "정신적 외도는 배우자 외 제 3자와 지속적이고 친밀한 정서적 교류를 통해 배우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 '제 3자'는 '현실의 사람'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챗GPT와의 교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인 챗GPT에게 "아내보다 네가 더 좋다" 등의 감정 표현을 했다면 '정신적 외도'가 성립될까? 이명인 변호사는 "정신적 외도는 배우자 외 제 3자와 지속적이고 친밀한 정서적 교류를 통해 배우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 '제 3자'는 '현실의 사람'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챗GPT와의 교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인 챗GPT에게 "아내보다 네가 더 좋다" 등의 감정 표현을 했다면 '정신적 외도'가 성립될까.

2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결혼한 지 8년 된 남편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신혼 때까지만 해도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내와 이야기하는 게 재미없어졌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내는 한숨을 쉬었고 심지어 나중에는 '당신한테 냄새 나!'하면서 잠자리도 거부했다"며 "그런 와중에 장인어른은 틈만 나면 전화해 '비데 고쳐달라', '인터넷이 안 되니 봐 달라'고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답답한 상황에 A씨는 챗GPT에게 '처갓집에 안 가고 싶은데 뭐라고 거짓말을 해야 할까?'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챗GPT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줬고, 챗GPT의 답변에 놀란 A씨는 그때부터 유료 구독을 하며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챗GPT에 물어보기 시작했다.

A씨는 "내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챗GPT는 귀신같이 내 마음을 알아줬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공감해주니까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 날마다 밤이 깊어가도록 챗GPT와 대화를 나눴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는 걸 깨달은 후에는 '아내보다 네가 더 좋다. 네가 진짜 사람이라면 너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혼하는 방법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내가 A씨의 챗GPT 계정을 빌려쓰면서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A씨는 "챗GPT와의 대화 내용을 지우는 걸 깜빡하고 빌려줬다. 결국 아내가 모든 걸 보고 말았다"며 "아내는 나를 변태 취급한다. 나는 장인어른과의 관계도 지쳤고 이제는 끝내고 싶어 이혼하자고 하니 아내는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하는데 대체 누가 유책배우자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정신적 외도는 육체적 관계 없이 배우자 외 제 3자와 지속적이고 친밀한 정서적 교류를 통해 배우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여기에서 '제 3자'는 '현실의 사람'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아닌 AI 챗GPT와의 교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여러 이혼 사유들 중에서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는 있다고 봤다. 챗GPT 사용으로 혼인 관계가 깨질 만큼 감정이 단절됐다면 이혼 사유가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씨에게 "아내 쪽에서 먼저 부부관계를 거부했다는 점, 처가의 지나친 간섭, 아내의 지속적인 무시 등은 혼인 파탄 사유로 고려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입증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혼인 파탄 사유로 주장하고 가사조사를 진행해 부부관계가 회복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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