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호. [유튜브 채널 ‘지금 백지연’ 영상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우 김지호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지호는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지금 백지연’에 공개된 영상에서 근황을 묻는 방송인 백지연의 질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심심하면 자전거 끌고 나가서 달리다가 힘들면 그늘에서 책 보고 놀았다”며 “제가 약간 ADHD가 있다”고 했다.
이어 “뭘 진득하게 오래 못해서, 책 보다가 일어나서 또 달리다가 천 하나 깔고 드러누워서 놀다가 들어오곤 했다”며 “작품 밖에서 오히려 배우 감성으로 살았다”고 덧붙였다.
김지호는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에너지와 지구력이 없던 탓에 배우 활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거나 작품을 보면서 가슴이 들끓는 열정이 있었다면 일이 들어왔을 때 ‘잘 해내서 멋진 배우가 돼야지’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런 성향도 아니었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현장에만 가면 얼어버리고 나 혼자 창피해 하면서 작아지는 모습에 속상했다”고 했다.
‘그래서 작품이 들어와도 도망간 것이었나’라는 질문에 김지호는 “도망간 거였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이후에도 작품들이 들어왔는데, ‘할까’ 싶다가도 ‘또 해내지 못 하면 어쩌지’, ‘못 할거야’라는 생각에 많이 도망쳤다”며 “중간에 드라마를 몇 번 시도하긴 했는데, 또 스스로에게 다시 실망하게 됐다. 끝까지 물고가는 에너지와 지구력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얼른 끝내고 편안한 내 집으로 도망갈 생각만 했다”며 “지금은 과거 선택이 아쉽다. 지금의 나라면 그 때 도망가지 않았을 것 같다. ‘좀 못하면 어때’ 같은 배짱, 그 정도의 용기와 여유가 이제서야 생겼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은 뭘 하고 싶어도 역할이 안 들어온다”며 “제가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고 보여준 게 많지 않다. 드라마나 영화계에 또래 여배우들도 워낙 탄탄하게 포진해 있어서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ADHD는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으로,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만 추정된다.
소아·청소년기에는 과잉 행동이 특히 눈에 띄다가 성인기가 되면 대개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여전히 주의력 결핍, 충동성 등에 문제를 겪기도 한다. 성인기에는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성격 문제로 오해받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ADHD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만 1251명으로, 2019년(7만2452명)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