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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에 들어온 지역화폐…플랫폼 공룡들의 '공공결제' 대전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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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에 들어온 지역화폐…플랫폼 공룡들의 '공공결제' 대전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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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국민 간편결제 앱 카카오페이에서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한 결제 수단 추가를 넘어 4700만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공룡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인 '공공결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그 의미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는 23일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 시장의 절대강자인 코나아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경기지역화폐'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양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축적한 역량을 결합해 지역경제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동맹에 가깝다.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23일부터 실물 카드 없이도 카카오페이 앱에 경기지역화폐 카드를 등록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홈 화면의 '결제하기' 메뉴에서 일반 카드를 등록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실물 카드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사용 가능하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지역화폐 혜택과 간편결제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갖는 의미는 '왜 지금인가'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이나 정책수당 지급 통로로 지역화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지역화폐를 품은 것은 향후 펼쳐질 공공영역 결제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확실한 포석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화폐라는 안정적인 결제 수요를 흡수하고 국가 정책과 연계된 결제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역화폐 운영사 1위인 코나아이에게도 새로운 성장 기회다. 코나아이는 자사 플랫폼의 압도적인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경험을 자사 앱에 한정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통해 사용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결제 앱에서 자사 상품권을 쓰게 함으로써 서비스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업성 이상의 가치가 녹아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사용자는 더 많은 결제수단과 혜택을 활용할 수 있고 소상공인 결제처는 효율적 운영과 매출 증대를 공히 경험하는 '모두에게 이로운 결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 경기지역화폐 연동을 시작으로 공동 마케팅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민간의 기술력과 공공서비스가 결합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디지털 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이들의 행보가 플랫폼 업계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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