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앱에 뜬 내 비트코인 잔고…은행과 만난 코인원, 무엇 노리나

[최진홍 기자] 가상자산이 마침내 내 손안의 은행 앱으로 들어왔다. 코인원과 카카오뱅크가 단순 시세 조회를 넘어 고객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까지 직접 보여주는 서비스를 24일 선보이며 양사의 동맹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금융 플랫폼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사의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인원은 이날 카카오뱅크 앱에 제공하던 '가상자산 시세조회' 서비스를 '내 가상자산 조회'로 확대 개편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연동 범위의 확장이다. 기존에는 코인원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시세 정보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코인원에 보유한 자산 총액과 포트폴리오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 앱 '전체보기' 메뉴에서 '내 가상자산 조회'를 선택하고 코인원 계정을 연결하면 된다. 연결 즉시 페이지 상단에 자신의 코인원 보유자산 총액이 원화로 표시된다. 여기서 '자산 분석' 버튼을 누르면 보유 중인 가상자산별 비중과 평가 손익은 물론 주 단위부터 최대 1년까지의 기간별 투자 성과 분석 그래프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이번 서비스 강화는 '금융의 일상화'를 노리는 카카오뱅크와 '투자의 대중화'를 노리는 코인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주식 계좌 연동에 이어 가상자산까지 품으면서 예금 대출을 넘어 모든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고객을 앱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코인원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를 통해 잠재적 투자자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통로를 확보한 셈이다. 특히 업비트-케이뱅크 빗썸-농협은행으로 굳어진 실명계좌 파트너십 구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 경험을 직접적으로 묶는 이번 시도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다. 가상자산 투자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기존 금융 이용자들을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인원 이성현 공동대표는 "최근 개인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고객이 더욱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카카오뱅크 앱에서 코인원 보유 자산까지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앞으로도 양사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고객에 편리한 가상자산 투자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인원은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오는 8월 21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자산을 연결하고 혜택 지급일까지 연결을 유지한 모든 고객에게 2천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증정한다. 혜택은 8월 29일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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