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을 선제공격하는 이례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를 뒤흔든 것은 물론 한반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먼저, 미국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폭격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본국이나 동맹국이 먼저 공격을 받지도 않았고, 유엔 등을 통한 최소한의 국제 여론 조성도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전쟁을 싫어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군사 개입에 나선 것은 예측불허한 그의 독특한 성정을 빼놓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전례 없는 미국의 선제적 이란 공습…예측불허 성정 재확인
北 '핵 보유' 당위성 더 절감했을 것…북미대화 기대 접을 듯
지금으로선 정세 관리가 현실적 목표…정부, 나토 불참 급선회
北 '핵 보유' 당위성 더 절감했을 것…북미대화 기대 접을 듯
지금으로선 정세 관리가 현실적 목표…정부, 나토 불참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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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대국민 연설이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을 선제공격하는 이례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를 뒤흔든 것은 물론 한반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먼저, 미국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폭격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본국이나 동맹국이 먼저 공격을 받지도 않았고, 유엔 등을 통한 최소한의 국제 여론 조성도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전쟁을 싫어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군사 개입에 나선 것은 예측불허한 그의 독특한 성정을 빼놓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23일 CBS <김현정의뉴스쇼>에서 트럼프 지지층도 반대하는 점과 중동 분쟁의 수렁에 빠졌던 과거 악몽, 핵시설 공격에 따른 위험 등을 감안할 때 예상 밖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전례 없는 미국의 선제적 이란 공습…예측불허 성정 재확인
향후 초미의 관심은 이란의 맞대응 여부다. 이란 최고지도부가 '응징'을 천명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스라엘‧미군기지 공격,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불안한 시나리오들이 예견되고 있다.중동 정세 악화는 한반도 안보지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다만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쏠리면서 관세와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어느 정도 시간을 벌게 됐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미국 내 상황 등을 언급하며 "(7월까지 포괄적 합의를 하기로 했던) '줄라이 패키지'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위비와 한미 방위비분담금 문제도 일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반발 기류를 감안할 때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분위기다.
미국에 좀처럼 '노'(No)라고 하지 않던 일본 정부가 방위비 증액 요구에 반발해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연기한 데 이어, 나토 내에선 스페인이 반기를 들었다.
北 '핵 보유' 당위성 더 절감했을 것…북미대화 기대 접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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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그러나 우리의 궁극적이고 사활적인 국익인 한반도 비핵화는 더 난해한 해법이 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이란 공습은 북한의 대외노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체제 생존과 핵무기 개발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존 정책의 정당성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러시아와의 반서방 연대 중심의 군사적 협력 확대, 남북대화와 대미협상에 회의적 태도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담판을 내심 기대했을 수 있지만 이번 사태로 깨끗이 단념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으로서도 한반도 문제의 우선순위는 다시 뒤로 밀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친서 외교'를 재개하려 하는 등 북미 대화에 시동을 거는 듯했지만 또 다시 변덕을 부리고 말았다.
지금으로선 정세 관리가 현실적 목표…정부, 나토 불참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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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결국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은 더욱 요원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오히려 현 수준에서나마 상황의 안정적 관리가 보다 현실적 목표에 가까워 보인다.
대북·대남방송 중지 등으로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남북은 여전히 첨예한 대치 상태다. 미국의 시선이 중동을 향한 공백을 틈타 북한이 언제든 도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이재명 정부의 행보를 관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내란특검에서 다룰 '평양 무인기 사건' 수사 결과는 남북관계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은 아직까지 이란 사태와 관련해 비교적 절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곧 있을 우리 군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의 서북도서 사격훈련과 8월 대규모 한미연합연습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북한을 자극할 게 뻔하다. 국무총리 인준도 끝나지 않은 가운데 장관 내정도 겨우 끝낸 정부로선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불참으로 급선회한 배경에는 중동 사태 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란 핵시설 폭격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논쟁을 야기하고 있는 일방적 군사행동"이라며 "(나토 회의 참석은) 분단국인 우리가 가져야 할 외교의 전략적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평화를 위한 외교 이미지에도 손상을 가하는 자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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