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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마음을 드디어 돌린 걸까.
김혜성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2루타 1) 1득점을 기록했다.
3회초 첫 타석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김혜성은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 이날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다. 워싱턴 선발 우완 마이클 소로카의 1구와 2구 볼을 지켜보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고, 3구째 존에 들어오는 시속 94.2마일(약 151.9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외야 깊은 곳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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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97마일(약 156.1km)의 타구는 좌중간을 완벽하게 갈라 펜스를 원바운드로 때렸다. 발 빠른 김혜성은 여유롭게 2루에 들어갔다.
후속타자 마이클 콘포토의 파울팁 삼진으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깨는 귀중한 신호탄이 됐다.
다저스 타선은 김혜성의 안타가 나온 뒤에야 소로카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6회 선두타자 달튼 러싱이 2루타, 오타니 쇼헤이가 볼넷, 프레디 프리먼이 몸 맞는 볼로 베이스를 가득 채웠다. 워싱턴 벤치는 좌완 호세 페러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맥스 먼시의 좌중간 그랜드슬램이 터지면서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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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팀의 7득점 빅이닝의 시발점이 됐다.
바뀐 투수인 우완 라이언 루토스의 3구째를 공략한 땅볼 타구가 수비 정면으로 향했으나, 2루수 루이스 가르시아의 포구 실책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후 콘포토의 안타, 러싱의 볼넷으로 만루가 채워졌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가 우익수 앞 3루타를 때려내면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저스는 이어진 무사 3루 찬스 무키 베츠의 적시타에 이은 프리먼의 안타, 먼시의 투런포로 11-3까지 달아났다.
8회 오타니의 투런포로 13-3까지 달아나 확실한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9회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키케는 등판하자마자 볼넷과 안타를 연달아 내주며 실점을 허용했고, 다저스는 결국 투수 알렉스 베시아를 투입해 13-7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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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까지 선발 3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했던 김혜성은 3일 만에 선발 출전한 이날 경기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20일까지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0.378(74타수 28안타), 2홈런, 12타점, 14득점, 5도루, OPS 0.959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만큼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으나, 21일 워싱턴의 좌완 선발 맥켄지 고어를 맞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날 9회초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김혜성은 바로 다음 날(22일) 우완 선발 제이크 어빈을 상대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해당 경기에서 김혜성은 교체로도 투입되지 않았고, 다저스는 3-7 패배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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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혜성이 결장한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콘포토는 21일 4타수 무안타, 22일 2타수 무안타로 연일 침묵했다. 이날 김혜성과 외야에서 호흡을 맞춘 콘포토는 무려 5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다저스는 올 시즌 콘포토의 거듭된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왜 성적이 좋은 김혜성이 아닌 콘포토를 중용하느냐는 현지 팬들의 비판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로 빅리그 데뷔 10년 차를 맞은 콘포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년 17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팀 내 고액 연봉자에 속하는 만큼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받는다. 68경기 타율 0.165(212타수 35안타), 4홈런, 1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구단 사장은 최근 현지 매체 'LA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콘포토 본인도, 우리도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훈련 방식과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음 두 달은 지난 두 달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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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은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콘포토의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패스트볼을 치지 못하면 변화구를 앞당겨 치려 하거나, 쫓아 나가는 스윙을 하게 된다. 결국 중심 방향으로 패스트볼을 제대로 치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 그는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인식하고 있고 해결하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성이 콘포토의 대체자가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콘포토가 여전히 많은 경기에 출전할 거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공정한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김혜성은 출전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 그가 4~6일 연속 벤치에만 있으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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