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오락실3' 이은지의 '미사' 영업, 시청자까지 홀려
'미사'→'발리'·'궁'까지, MZ 세대 SNS로 추천 받아 도장깨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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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가 21년 만에 재소환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점으로 클래식 드라마들을 역주행하는 시청자들도 생겼다. /웨이브 |
'웰메이드는 시대가 지나도 통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무려 21년이 지난 현재 MZ 세대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으며 기존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 '新 미사 폐인'을 배출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를 시작으로 클래식 드라마 역주행을 시작한 젊은 시청자들도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추억을 지닌 작품들을 되짚고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웨이브에 이어 '지구오락실3'가 재차 쏘아 올린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 열풍이 기존 '미사 폐인'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선물했다면, 새로운 '미사 폐인'들에게는 또 다른 시작을 열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시작해 옛 드라마들을 추천받고 즐기며 클래식 드라마를 재조명하는 새로운 '역주행 현상'이 생긴 것이다.
tvN '뿅뿅 지구오락실3'(이하 '지락실3')에서 시작된 이은지의 열띤 '미사' 영업은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 '지락실3'를 즐겨보는 젊은 시청자들은 이를 기점으로 '미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는 시청으로까지 이어졌다.
접근성도 나쁘지 않았다. 웨이브에는 이미 여러 클래식 작품을 보유하고 있었을뿐더러 지난해 진행한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4K 리마스터링 버전도 제공되고 있었다. 때문에 OTT를 즐겨보는 시청자들로서는 '지락실3'에서 '미사'로 이어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실제로 웨이브에 따르면 '지락실3'를 통해 '미사'가 처음 언급됐던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전주 대비 전 연령층의 '미사' 시청 시간이 상승했다.
괄목할 만한 건 젊은 세대의 시청이다. 지난해 '뉴클래식 프로젝트' 당시에도 '미사'는 한 차례 재조명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30대가 40%로 모든 연령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어 40대, 20대 순을 이뤘다.
반면 '지락실3' 언급 후에는 20대의 시청 시간이 급격히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40대 대비 약 두 배 차이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나아가 '미사'의 신규유료가입 견인 순위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8일 기준 구작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드라마 순위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신작 드라마들의 견인 수치와 비교했을 때도 비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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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뿅뿅 지구오락실3'를 통해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보게 된 Z세대 시청자들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발리에서 생긴 일' '풀하우스' 등 옛 드라마들을 추천 받고 즐기고 있다. /tvN 방송화면 캡처 |
사실 단순히 인기 프로그램에 언급됐다는 이유로만 '미사'가 역주행을 이룬 것은 아닐 터다. 오랜 시간이 지난 드라마가 여전히 회자되고 새로운 세대에게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콘텐츠가 가진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기에는 이야기가 지닌 매력과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의 감성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일까. '지락실3'을 통해 '미사'를 접하게 된 MZ세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클래식 드라마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소지섭의 또 다른 작품인 '발리에서 생긴 일'(2004), '유령'(2012), '주군의 태양'(2013) 등이 줄줄이 소환됐다.
뿐만 아니라 '풀하우스'(2004), '쾌걸춘향'(2005), '내 이름은 김삼순'(2005), '궁'(2006), '커피프린스'(2007)까지 당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들이 줄줄이 소환 중이다. 다양한 인기작들이 있지만, 해당 작품들이 특히 더 언급이 많은 이유도 있었다. 이들 모두 접근성이 어렵지 않을뿐더러 조금 더 개선된 화질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Z세대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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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는 지난해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2000년대 대표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선보이며 추억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Z세대까지 사로잡았다. /웨이브 |
이와 관련해 20대 여성 A 씨는 "'처음에는 '지락실3'를 재밌게 봤는데 출연진들이 '미사'를 너무 재밌게 보니까 영업을 당했다"며 "이후 나도 '미사'를 봤는데 슬퍼서 아직까지도 여운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사'로 인해 옛날 드라마의 묘미를 느꼈다는 그는 "이후 SNS에서 옛날 드라마 추천을 받아서 하나씩 도장을 깨고 있다"고 전했다.
B 씨는 "'미사'가 이렇게까지 인기 많은 드라마인 줄 몰랐다. 소지섭과 임수정도 그냥 막연히 유명한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미사'를 보고 왜 인기가 많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매번 보려고 시도 했다가 실패했다는 C 씨는 "화질이 안 좋다 보니 조금 보다가도 금세 흥미가 식었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언급되며 4K 버전이 있다는 걸 알게 돼 다시 시작했는데 드디어 다 볼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C 씨는 '미사'보다는 '궁'을 더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사'에 이어 바로 '궁'을 봤는데 다소 촌스러울 때도 있지만 색감이나 배경이 너무 예쁘더라. 음악까지 좋아 몰입해서 즐겼다"고 밝혔다.
D 씨는 "옛 드라마를 보면서 그 시대의 감성을 이해하려고 하는 중이다. 폭력적인 장면도 '그땐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인드로 보게 된다"면서도 "다만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옷을 볼 때면 가끔 몰입이 깨질 때가 많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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