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장관 후회한댔는데… >
오늘(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기도 하고,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을 윤 전 대통령이 두 번이나 거부했을 당시 이를 주도했던 게 바로 송 장관입니다.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년 11월 25일) : 농망4법이라고 제가 말씀드린 것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네 가지 법률이기 때문에…]
[이재명/당시 민주당 대표 (2024년 11월 27일) : 참 기가 막힐 일입니다. 대통령이 시도 때도 없이 아무거나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니까 장관도 이제는 지 마음대로 거부권 운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랬는데도 유임을 결정한 게 이례적인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이 대통령은 양곡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죠.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농림부는 정부의 공적 역할을 키우겠다고 했는데요. 사실상 이재명 정부 정책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강훈식/대통령 비서실장 :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에 어떤 결정을 했건 간에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송 장관은 12·3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인물이기도 하죠?
[기자]
송 장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는데요.
당시 계엄 선포를 위한 자리인지 몰랐다. 알았으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철현/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년 12월 13일) : 장관 되신 게 좀 후회가 되기도 하죠?]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년 12월 13일) : 많이 후회됩니다.]
장관 된 걸 후회한다며 이후 사표까지 냈었는데, 정권 교체된 후에도 장관을 맡게 됐습니다.
장관 된 걸 또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앵커]
유임 결정에 송 장관 입장은요?
[기자]
마침 오늘 국회 농해수위에 출석 중이었는데요.
여당 의원의 축하 인사를 듣기고 했고, 일부 야당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병진/민주당 의원 : 유임이 되셔서 기쁘다, 슬프다?]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굉장히 무겁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종덕/진보당 의원 :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일명 '멘붕'이 온 상태입니다. 당장 철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정권이 바뀌었는데 전임 정부 장관이 이렇게 유임됐던 사례가 있나요?
[기자]
정권 교체 과정에서 한두 달 직을 유지하는 경우는 있지만, 진영을 넘어 유임을 공식 발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운데요.
김영삼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기호 전 장관이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유임돼 약 1년 3개월 DJ 내각에서 일한 바 있습니다.
이번 송 장관의 유임은 약 30년 만에 처음 있는 사례고요.
다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김관진 국방장관이 유임되는 등 진보, 보수 정권이 연장되는 차원에서 유임된 사례는 있습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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