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시절 '수보회의' 복구
2시간가량 비공개 회의하며
산적한 국내 현안 밀도 높게 논의
중동발 경제위기 대책 마련 지시
R&D 예산 배분도 직접 챙겨
NATO 불참 대신 국내 정세 챙겨
'5,200만 시간'론... 공직기강 잡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 고위직은 물론 행정관급 참모들까지 모두 참석해 논의하는 자리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에 따른 대처 방안과 각종 국내 현안의 해법을 주문하면서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동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상황, 특히 외환, 금융, 자본시장이 상당히 많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물가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이 큰데, 유가 인상과 연동돼서 물가 불안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우려되니 합당한 대책들을 충분히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도 이번 사태로 인한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안이 확정돼서 국회로 넘어가는 단계이긴 하지만 중동 사태에 대비한 추가의 대안들도 필요하다면 만들어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방안을 강구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서 환율 등을 언급하며 "경제안보와 관련해서는 좀 더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경과 관련한 상세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2시간가량 비공개 회의하며
산적한 국내 현안 밀도 높게 논의
중동발 경제위기 대책 마련 지시
R&D 예산 배분도 직접 챙겨
NATO 불참 대신 국내 정세 챙겨
'5,200만 시간'론... 공직기강 잡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차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 고위직은 물론 행정관급 참모들까지 모두 참석해 논의하는 자리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에 따른 대처 방안과 각종 국내 현안의 해법을 주문하면서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동 사태' 경제 여파 대응 지시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동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상황, 특히 외환, 금융, 자본시장이 상당히 많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물가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이 큰데, 유가 인상과 연동돼서 물가 불안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우려되니 합당한 대책들을 충분히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도 이번 사태로 인한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안이 확정돼서 국회로 넘어가는 단계이긴 하지만 중동 사태에 대비한 추가의 대안들도 필요하다면 만들어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방안을 강구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서 환율 등을 언급하며 "경제안보와 관련해서는 좀 더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경과 관련한 상세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산적한 국내 현안도 강도 높게 다뤘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국가 안보 △연구개발(R&D) 예산 배분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 △사법제도 개혁 등 11가지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R&D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연구의 자율성을 높여가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채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과감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로 각 수석실에서 추진하는 주요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통령은 보고에 대해서 일일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중동 사태 등으로 인해 경제적 불안이 계속될 텐데 대통령까지 외국에 가 있으면 불안한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오히려 국내에서 경제안보 등 현안을 챙기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직자 자세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차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이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충직함'도 강조하며 공직기강을 다잡았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손에 이 나라의 운명이, 또 우리 5,200만 국민의 삶이 걸려 있다는 책임감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내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중동 사태를 거론하며 "대통령실을 비롯해서 전 부처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춰서 비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교민의 안전이 확고히 보호될 수 있도록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챙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석보좌관 회의는 원래 청와대 참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대통령 지시를 듣는 자리로 문재인 정부까지 매주 정기적으로 열렸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실 슬림화를 명분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수석비서관회의로 이름을 바꿨고, 수석비서관 몇 명만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다시 과거의 수석보좌관회의를 복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목소리로 참모들과 얘기하고, 대통령 목소리로 내각과 토론하는 모습을 국민이 희망했다"며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회복된다는 게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