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아랍인들이 터키 북동부의 라지-카피고이 국경 검문소에서 미니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에이피 통신 |
이스라엘과 이란이 열하루째 서로 공습과 미사일 보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국 모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이스라엘에서도 1만명에 육박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3일 아랍 뉴스는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액티비스트'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최소 950명이 사망하고 34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사망자 가운데 380명이 민간인, 253명이 군인이라고 파악했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에이피 |
이 단체는 이란 현지 보도와 내부 정보원 등을 활용해 인명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란 정부가 분쟁 기간 중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발표하더라도 이를 축소해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이란 보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약 400명의 이란인이 사망하고 3056명이 다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남서부에 있는 차하르마할 등 전국적으로 25개 주의 사회기반시설, 군사 및 민간 시설, 주거지역 등이 연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으면서 이란 내 도시 서비스는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현재 이란은 은행 시스템 마비, 대중교통 중단, 필수품 부족, 전화 및 인터넷 서비스 단절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한 활동가는 “며칠 만에 테헤란에 있는 사람들은 공황에 빠져 탈출하면서 지금은 많은 상점이 문을 닫고 섬뜩할 정도로 조용하다”며 “인터넷과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차단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란 매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집자사)와 보건부 관계자발로 “전국 각지에 있는 병원 5곳과 여러 의료 센터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에이피 |
이스라엘에서도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란의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숨지고 천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방공망으로 미사일을 격추하면서 공습 경보를 울려 방공호 대피를 유도해 인명피해는 적지만, 재산피해가 상당한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공습으로 9천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보도했다. 미사일 공격으로 2천채가 넘는 아파트가 피해를 입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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