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싱글 공개…실제 사건 바탕 제작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 대한 곡”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 대한 곡”
서울 중화고 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방승호 모험상담연구소장. 당시 그는 학생들에게 금연을 권장하는 노래 ‘노 타바코’를 만들었다. [헤럴드 DB] |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가수이자 아현산업정보학교와 서울 중화고 교장을 지낸 방승호 모험상담연구소장이 열 번째 싱글 앨범 ‘술취한 아이’를 각종 음원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 곡은 방 소장이 직업계고등학교(아현산업정보학교)에 교장으로 첫 부임하던 날 마주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23일 모험상담연구소에 따르면 개학 첫날 복도에서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교사와 언쟁을 벌이던 한 학생을 교장실로 데려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방 소장은 충격적인 사연을 접하게 됐다. 학생은 밤새 갈비집에서 아르바이트 중 취객에게 억지로 술을 권유받고 마신 뒤, 학교에 등교한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픈 부모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온 아이는 단순히 문제 행동을 보인 학생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희생한 ‘효자’였던 셈이다.
방 소장은 “나는 상담을 한다면서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 왔다”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물어보지 않았던, 나 자신의 기준에 갇혀 있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세상은 그 아이를 ‘술취한 아이’라고 불렀지만, 그건 그 아이의 전부가 아니었다”며 “이번 곡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곡 ‘술취한 아이’는 랩과 멜로디가 어우러진 혼합곡으로, 도입부에는 혼돈의 사운드가, 본곡에는 작곡가 썬더 드래곤의 서정적인 랩과 방 소장의 절절한 회고가 담겼다. ‘세상은 네게 술을 권했고, 나는 네게 물을 권했지’라는 가사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승호 모험상담연구소장의 신곡 ‘술취한 아이’ [모험상담연구소 제공] |
방 소장은 ‘노래하는 교장쌤’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교직 재직 당시 담배 피우는 학생들을 위한 ‘노 타바코’, 게임 중독 학생들을 위한 ‘Don’t worry(돈 워리)’,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한 ‘배워서 남주나’ 등 창작곡을 통해 교육 현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퇴직 후에도 래퍼 아웃사이더와 함께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둘레길’, 해외 동포 청소년을 위한 ‘K-디아스포라’를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직에서 물러난 이후 방 소장은 모험상담연구소를 설립하고, 1997년 미국 포틀랜드와 1998년 뉴멕시코에서 연수한 ABC 기법을 한국 교육 환경에 맞게 도입·토착화해왔다. 현재에는 ‘기적의 모험놀이’ ‘마음의 반창고’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놀이 기반 상담법을 전파 중이다. 집단·개별·108질문 방식의 모험상담을 학교, 교회, 기업 등 다양한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방 소장은 “모험상담을 알게 되면 아이들과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놀이를 통한 치유와 성장을 위한 활동을 ‘더 큰 인생 학교’라는 이름 아래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