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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유임에 ‘어리둥절’ 농해수위…국힘 축하·민주 추궁·장관 “저도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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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유임에 ‘어리둥절’ 농해수위…국힘 축하·민주 추궁·장관 “저도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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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인선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장관 인선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되자 23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회의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여럿 연출됐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축하한다”고 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반대로 “(유임을) 고사하는 게 맞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오후 2시엔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었고, 이 자리엔 송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30여분 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열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송 장관은 이중 유일하게 ‘유임’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열린 농해수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얼떨떨한 반응이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은 “저도 보도(를) 보고 이례적으로 이해를 했다”며 “어쨌든 유임에 대해 축하도 드리면서 소감 한마디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송 장관은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일단 굉장히 지금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기 때문에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의원님들과 의논하면서 우리 농정이 지속 가능하고 더 발전해서 우리 국민에게도 부담되지 않고 농업인의 삶도 나아질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 역시 “연임을 축하한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민주당 의원들은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전남 여수갑 지역구의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저희가 발의한 농산물 가격 안정법 등에 대해 ‘농망법’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앞장서서 거부권 행사를 (송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관철시켰는데, 이재명 정부에서 이 법안들 통과되면 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거냐? 같은 내용의 법안들이 통과되면 어떡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송 장관은 “부작용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의원님들과 의논해서 그리고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주 의원이 “대통령 생각에 맞춰서 이젠 좀 생각을 바꿀 거냐”고 묻자 송 장관은 “당연히 국정철학에 맞춰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부작용(은) 없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을 들은 주 의원은 “안타깝다”며 “그 정도 되면 제가 보기에는 (장관직 유임을) 고사하는 게 맞다고 보는데, 일국의 장관이 그렇게 앞뒤가 틀린 정책을 추진해서야 어떻게 영이 서겠냐”고 꼬집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군 지역구의 서삼석 민주당 의원도 농정의 여러 현안들과 문제점들을 언급한 뒤 “유임에 연연하지 마시고 이런 일부터 잘 고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을 비판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종덕 진보당 의원(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을 비판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세게 반발한 건 진보당이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상임위 시작 전 10분, 15분 전에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멘붕’이 온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주권 정부라는 이재명 정부에서 농림부 수장 인사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가지 않고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송미령이 어떤 분이냐. 농업 민생 4법을 농업을 망치는 ‘농망 4법’이라고 막말과 악담을 퍼부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내란 정부의 국무위원으로서 내란에 적극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모습도 석연찮은 게 너무나 많다”고도 했다. 그는 “빛의 혁명”과 “남태령에서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를 언급하며 “(회의에) 들어오기 전에 농민들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너무나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지금 당장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항의의 뜻으로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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