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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장르를 묻지 않는다, 여름 공연장은 지금 가장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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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장르를 묻지 않는다, 여름 공연장은 지금 가장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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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넥스트·여우락 등 여름 축제 7월 개막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개막 공연에 참여하는 루시드 폴(왼쪽부터)과 설치미술가 부치현, 보컬리스트 정마리. ⓒMatt Choi, VISLA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개막 공연에 참여하는 루시드 폴(왼쪽부터)과 설치미술가 부치현, 보컬리스트 정마리. ⓒMatt Choi, VISLA


한때 한여름 공연장은 텅 빈 객석만 지키고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정기 공연이 잠시 물러선 사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장르 경계를 넘나드는 공연이 펼쳐지고, 새로운 관객이 극장을 찾는다. 공연 비수기였던 여름은 어느새 가장 다채로운 계절이 됐다.

세종문화회관은 2022년부터 여름마다 ‘경계 없는 무대, 한계 없는 시도’를 내건 동시대 예술 축제 '싱크 넥스트'를 선보여 왔다. 7월 4일~9월 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리는 올해 싱크 넥스트에서는 18개 예술가팀이 11개 프로그램, 32회 공연을 펼쳐 보인다.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과 정가 기반의 보컬리스트 정마리, 설치미술가 부지현이 함께 개막 무대(7월 4~6일)를 꾸민다. 뮤지컬 '동네'로 호흡을 맞췄던 작가 강남, 작곡가 이효은, 연출가 이준우의 1인극 '문 속의 문', 배우이자 코미디언, 작가로 활동 중인 문상훈의 첫 무대 작업 '문상훈과 빠더너스'(8월 22~24일) 등도 눈에 띈다. 서울 합정동의 테크노 전문 클럽 벌트(vurt.)와 오디오-비주얼 프로덕션 업체(eobchae·김나희 오천석 황휘)가 독일 베를린 테크노 문화를 조명하는 '벌트vurt., 업체eobchae'를 폐막 공연(9월 5, 6일)으로 선보인다. 벌트는 지난 20일 싱크 넥스트 사전 이벤트로 서울 용산구의 복합문화공간 프로세스이태원에서 열린 리스닝 파티의 큐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문상훈과 빠더너스'로 올해 싱크 넥스트에 참여하는 문상훈. 세종문화회관 제공

'문상훈과 빠더너스'로 올해 싱크 넥스트에 참여하는 문상훈.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으로 가요로… 민요의 끝없는 변주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이희문 예술감독.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이희문 예술감독. 국립극장 제공


2010년 시작된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은 누적 관객 8만2,000명을 기록한,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여름 축제다.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의 줄임말인 ‘여우락’이라는 이름 그대로, 전통음악의 실험과 장르 간 협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올해 축제의 예술감독은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 파격적 무대로 주목받아 온 그는 국악계 안에서도 비주류로 여겨지는 민요에 초점을 맞춰 '민요의 재발견’을 주제로 삼았다. 7월 4~2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하늘극장에서 역대 최다인 2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총 12개 작품을 16회에 걸쳐 선보인다. 대중가수 인순이와 최백호,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소리꾼 박애리, 인디밴드 까데호 등이 민요를 매개로 대중가요, 정가, 클래식, 현대무용, 재즈, 인디음악까지 다양한 장르 실험을 이어간다. 과거 대중음악으로서의 민요의 위상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려보려는 취지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11일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열창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11일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열창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아르코)가 7~9월 여름 축제 통합 브랜드 ‘아르코 썸 페스타’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아르코의 공연예술축제 지원 사업인 ‘대한민국공연예술제’에 선정된 연극·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4개 분야, 전국 17개 축제를 하나로 묶어 공동 홍보·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7월 5, 6일에는 각 축제를 미리 알리고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프리뷰 위크’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