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테크(Viva Technology)'는 일종의 '등대'입니다. 새로운 혁신과 신생 스타트업 등 산업계에 무엇이 새롭게 등장하고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지난 11일(현지시간) 비바테크 개막 첫날 파리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모리스 레비 비바테크 집행위원장 겸 프랑스 광고 대기업 퍼블리시스그룹 명예회장은 비바테크 역할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올해로 9회를 맞은 비바테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축제다. 올해 비바테크엔 1만4000여 개의 스타트업과 3600여 명의 투자자들이 참가했으며 18만여 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혁신과 연결돼 있어야 하고, 혁신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혁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국경의 장벽이 사라지는 시대에 혁신과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행사 때마다 주빈국을 선정하는 비바테크는 올해의 국가에 '캐나다'를 선정했다. 비바테크 올해의 국가에 선정된 캐나다는 500명 이상의 대표단을 보내 비바테크 현장에서 주요 세션이 열리는 스테이지1 인근에 대규모 국가관을 꾸렸다. AI, 기후기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사례를 보여줄 수 있는 기업도 대거 참여해 기술력을 뽐냈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캐나다에서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측면으로 교육,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정책, 산업 간 융합을 꼽았다. 그는 "대학에서 인공지능(AI) 분야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며 "주와 연방 차원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더불어 AI와 항공우주, AI와 영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의 융합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의 국가에 선정되길 희망하는 여러 나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국가를 공개할 수 없지만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파리가 혁신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바테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쏟는 행사다. 마크롱 대통령이 장관 시절부터 챙긴 행사로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행사장을 찾아 패널토론 연사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혁신의 중심이 된 비바테크의 성공 비결에 대해 레비 집행위원장은 "세 요소의 결합 덕"이라고 소개했다. 비바테크는 다보스포럼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CES와 다보스포럼이 가진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CES는 다보스포럼의 깊이와 스타트업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다보스포럼은 CES의 에너지와 스타트업의 활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비바테크는 각 행사의 장점만을 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CES의 에너지와 흥분, 다보스포럼의 깊이 있는 사고와 수준 높은 토론, 그리고 웹 서밋의 젊은 스타트업 문화를 한데 모으고자 했다"며 "세 장점을 융합해 비바테크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역동적인 비바테크 현장에서는 다보스에서 볼 수 있는 깊이 있는 토론, 웹 서밋보다 많은 수의 스타트업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바테크 기간 레비 집행위원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미디어 인터뷰를 비롯해 각종 미팅을 수행하고, 주요 세션마다 사회자로서 무대를 종횡무진하기 때문이다.
레비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발명품을 만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라며 "이 나이에 은퇴했다면 아마 책을 읽으며 과거에 머물렀을지 모른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하지만 비바테크를 통해 활기찬 현재와 미래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행사는 나를 미래로 이끌어주기 때문에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레비 위원장은 비바테크의 정말 중요한 의미가 하나 있다며 이를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학생과 젊은이들이 파리 비바테크 현장을 찾아와 다양한 혁신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큰 기대를 갖게 된다"며 "비바테크는 새로운 인재와 스타트업, 그리고 테크 분야에 도전하려는 젊은 세대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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