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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각) 미국의 이란 공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윌셔 연방청사 앞에 모여 ‘이란에서 전쟁 반대’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
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을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중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미-중 사이 마찰로 번지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열린 이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며 충돌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는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중동 평화는 무력으로 달성할 수 없다”며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비판했다. 그는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된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즉각적인 휴전과 적대행위의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분쟁의 궁극적인 희생자는 무고한 민간인이라고 주장한 푸총 대사는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평화적 해결의 희망은 아직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 공격이 불가피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 대사는 “지난 40년간 이란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쳤고, 미국과 세계 평화·안보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어 왔다”며 중국 주장에 맞섰다. 그는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고, 미국 시민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때”라면서 “안보리는 이란에 이스라엘 제거 시도를 중단하고, 핵무기 추구를 멈출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중동 지역의 미군 병력이나 기지를 공격하면 “파괴적인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중국·파키스탄은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공동으로 작성해 안보리를 구성하는 15개 이사국에 제안했다. 로이터 통신은 결의안 초안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면서, 결의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개 나라 가운데 9개 나라의 찬성이 필요하고, 상임이사국인 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가운데 거부권 행사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공격을 비판했다. 그러나 협상장으로 돌아오라는 호소 외에는 별다른 방책은 없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매우 위험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전투를 멈추고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진지하고 지속적인 협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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