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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경쟁 '활활'...넥써쓰·카카오페이 '쩐의 전쟁'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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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경쟁 '활활'...넥써쓰·카카오페이 '쩐의 전쟁'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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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희 기자]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면서 상표권을 잡기 위한 국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페이가 상표권을 대거 출원하며 시장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섰고, 넥써쓰 역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 발행을 공식화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와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핀테크 업계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PKRW', 'KKRW', 'KRWP', 'KPKRW', 'KRWKP', 'KRWK' 등 총 6개 명칭으로 18건의 상표를 등록 출원했다. 출원 대상은 전자기기(09류), 금융서비스(36류), IT 소프트웨어 개발(42류)로 분류됐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 금융거래업 중개업 채굴업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거래 관리용 소프트웨어 등과 관련돼 있다.

넥써쓰 역시 장현국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BNB 체인에 KRWx를 등록하고, 상표권 출원도 마쳤다고 전했다. 출원 명칭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KRW'는 대한민국 원화를 의미한다. 상표 대부분이 스테이블코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넥써쓰,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

카카오페이는 국내 대표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간편결제·송금 등 지급결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체 결제 생태계 구축 가능성이 제기되며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162.7% 급등했다. 지난 20일 상표권 출원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전 거래일 대비 29.85% 급등한 7만96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도달했다.

넥써쓰는 블록체인 기업이 모든 자산을 법정화폐로만 운용하거나 비트코인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BTC와 스테이블코인을 조합한 균형 전략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방침을 꾸준히 밝혀왔다. 넥써쓰는 이번 KRWx 발행을 시작으로 USDx(달러), JPYx(엔화)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기업의 핵심 재무 전략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혁신 기본 법안 공개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사친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혁신 기본 법안 공개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사친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넥써쓰의 행보는 관련 업계 전반에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기업과 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국회와 업계에서는 관련 제도 마련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이하 혁신성장법) 초안을 국회에서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대신 정부의 관리 체계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혁신성장법은 발행 주체의 자기자본 요건을 1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앞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기준(5억원)보다 상향된 수준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에서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결제 수단으로 국내도 제도 기반이 시급하다"며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 만큼 정부가 추진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빠른 제도화를 통해 우리나라 또한 뒤처지지 않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넥써쓰, 스테이블코인 핵심 수혜 기업으로

증권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선불충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카카오페이가 핵심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모델에서는 담보 자산을 보유한 만큼 운용수익을 더 낼 수 있어 선불충전금 규모가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1분기 기준 카카오페이는 약 5919억원에 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을 보유해 네이버페이(1576억원), 토스(1375억원)와 비교해 3배 이상 많다"고 진단했다.



카카오페이는 '월렛 충전 후 송금·결제' 방식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서비스에 가장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사업자로 평가된다. 카카오 그룹 내 선불충전금 규모만으로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2030년 예상 운용수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내달 3~4일 제주도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설명회 '2025 카카오페이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한다. 이날 열리는 기업설명회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이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를 운영하는 넥써쓰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 발행을 공식화했다. 이같은 소식에 넥써스는 이날 상한가를 터치했다. 23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넥써스는 전일 대비 29.94% 오른 4210원을 기록 중이다.

정치권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넥써스의 합류로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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