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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철강 수출 16% 감소… 관세조치 영향 본격화

아시아경제 조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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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철강 수출 16% 감소… 관세조치 영향 본격화

속보
與, 22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우선 상정
수출 단가는 9% 이상 감소
25% 관세폭탄 영향 본격화
이달 4일 50% 관세 적용 땐
하반기 여건 더 악화할 전망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추진
韓, 철강 전망 더 어두워져
업계, 美 전략 품목 중심
수출 구조 재편 방안 검토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단가 역시 9% 넘게 떨어졌다.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25% 관세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달 4일부터 관세율이 50%로 상향하면서 하반기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3억9000만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t당 1429달러에서 1295달러로 9.4% 하락했다. 전달(4월)과 비교하면 14.6% 줄었다. 올해 들어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은 1월 21만7000t, 2월 24만2000t, 3월 25만t, 4월 24만8000t, 5월 25만2000t 등으로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관세가 부과된 3월 이후에도 단가 인하를 통해 수출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수출 하락은 한국철강협회가 지난 6일 공개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은 24만5192t으로, 전년 동월(25만6044t) 대비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5월 누적 수출량도 72만1650t으로, 전년 같은 기간(74만1061t)보다 2.6% 줄었다.

이는 철강업계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진을 포기하고 단가를 낮춰 수출 물량을 방어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수개월 전 주문이 이뤄지는 철강 업계의 거래 관행상 지난 4월까지는 3월에 부과되기 시작한 미국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5월부터는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철강 관세 부과 효과는 일반적으로 2∼3개월 후부터 본격화된다"며 "5~6월 수출부터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4일부터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함에 따라 하반기 대미 수출 전망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5% 관세 시기에는 수출이 5% 내외의 제한적 감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면서도 "관세율이 50%가 되면 채산성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수출이 급격히 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자동차 등 최종 수요 산업이 위축되면 전체적인 철강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전반적인 수출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앞서 일본제철은 인구가 줄어드는 자국 시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US스틸 인수를 추진했다. 자사의 고급 판재 기술력과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고율의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도 깔렸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제철이 미국 산업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미국에 현지 투자를 확대하면 장기적으로는 미국 자체 철강 역량이 강화돼 한국산 철강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는 향후 정부와 통상 협력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는 동시에 미국 내 대체가 어려운 전략 품목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연간 2800만t의 철강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모든 수요를 내수로만 충당하긴 어렵다"며 "관세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재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재편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이나 우회 수출 등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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