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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란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핵시설에 공습을 승인하는 등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에 본격 개입하자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양 극단으로 극심하게 분열된 입장차를 나타냈다.
22일(현지시간) 타임지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 농축 주요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중동의 불량배 이란은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더 크고 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의 우방이자 국제사회 주요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중동 지역 긴장 고조를 우려했다. 반면 미국의 우방인 영국, 독일, 캐나다, 체코 등은 미국을 지지하고 이란에 칼날을 세웠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행동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목적과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으며, 중동 지역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분쟁 당사자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휴전에 도달하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며, 대화와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을 규탄하며 “지역 및 세계 안보를 더욱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사태의 고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법, 유엔 헌장,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공격 행위를 중단하고 사태를 정치적‧외교적 경로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는 이란의 주권을 침해한 행위다”라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이란과 지역 패권을 두고 경쟁해왔고, 전통적으로 미국과 우호 관계지만, 중동의 맹주로서 미국의 공습이 중동 전체에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또 “모든 가능한 노력을 기울여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추가적인 사태 악화를 피해야 한다”면서 “이처럼 매우 민감한 시기에 국제사회가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을 강화하여, 이번 위기를 종식시키고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우방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후에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다”라고 언급했다.
프랑스 정부는 미국의 이번 공격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유럽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자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양측 모두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오늘 저는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 지역 모든 국가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하며,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우크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협상 테이블이 이 위기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면서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이는 캐나다가 일관되게 명확히 해온 입장이다”라고 알렸다. 카니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위협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현재 상황은 여전히 매우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는 모든 당사자들이 즉각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외교적 해법을 통해 이번 위기를 종식시킬 것을 촉구한다”면서 “최근 G7 캐나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이란 위기의 해결은 중동 지역의 전반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져야 하며, 가자지구에서의 휴전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정당한 노력”이라며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모디 총리는 “즉각적인 긴장 완화, 대화, 외교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지역의 평화, 안보, 안정을 조기에 회복해야 한다는 인도의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고 알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공습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공습 전 이스라엘과 이란에서 자국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중동에서의 위험한 긴장 고조이자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 위험에 처해 있다”며 외교적 해결과 국제법 준수를 역설했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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