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은 구축함 진수식 도중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 빠르게 공개했었죠?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이처럼 실패를 대내외에 인정하고 또 사과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어떤 이유인지 김필국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진수식 도중 구축함이 전복됐다는 사실을 바로 공개했던 북한은 3주 만에 수리를 거쳐 다시 진수식을 했습니다.
[김정은 진수식 연설 대독]
"각 분야에 내재돼 있는 무경각과 무책임, 안일해이와 비과학적 사업태도 경험주의가 엄정하고도 응당한 된 타격을 받았습니다."
사고 수습이 북한 사회 전반에 걸쳐 경각심을 고취하는 정치적 과제로 활용된 겁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이처럼 사고나 실패를 발 빠르게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잇따른 정찰위성 발사 실패도 바로 인정했고, 김 위원장이 직접 정책 실패를 자인하기도 했습니다.
[노동당 8차 대회 개회사(2021년 1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엄청나게 미달했습니다."
능력의 한계를 차책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2020년 10월)
"면목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를 무오류의 존재로 신성시하고 실패 인정에 인색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치부를 드러내고 반성도 하는 통치술은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하면서 주민들 마음을 얻으려는 계산된 행보란 관측이 나옵니다.
[홍 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솔직한 인정이라든가 인민 친화적 행보 이런 것들이 권위를 추락시키기보다는 뭐랄까 노력을 더 하겠다라는 태도가 오히려 주민들에게는 더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봐야겠죠.."
10년 넘게 최고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신감의 표출임과 동시에 관료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정치적 전략으로도 풀이됩니다.
[홍 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신의 정책적 판단 자체는 건드리지 않는 거죠 다만 그것을 수행하는 관료들의 부주의라든가 무경각심 여기에 대해 문제를 삼는 방식으로 관료들을 휘어잡고 장악하는 그런 의미..."
또한 기술의 발달로 예전처럼 철저한 통제가 불가능해진 만큼 어려움을 숨기기보다 인정하며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MBC뉴스 김필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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