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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고양, 권수연 기자) 차유람(휴온스)이 프로 첫 결승이자 준우승 성적을 거두며 시즌 첫 발을 뗐다.
김가영이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LPBA 챔피업십' 결승에서 차유람(휴온스)을 세트스코어 4-0(11-1, 11-6, 11-2, 11-6)으로 꺾었다.
아쉬울 정도로 빨리 끝난 결승전이었다. 직전 최단 시간 결승전 기록인 97분 기록을 깬 76분(1시간 16분)만의 승부였다.
차유람은 이번 대회 64강에서 황다연을 꺾은 것을 필두로 김명희, 정수빈(NH농협카드), 최지민, 이신영(휴온스)을 잡고 올라와 첫 결승에 발을 디뎠다. 19-20시즌 원년 데뷔 후 장장 5년 11개월 만에 첫 결승에 올라왔지만 상대전적 전패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차유람은 지난 2022년 3월 27일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른 후 잠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2년 가량 정계에서 활동한 후 지난해 2월 프로에 복귀했다.
24-25시즌 한층 더 준수한 기량을 보여준 차유람은 올 시즌 시작과 동시에 결승에 올랐다.
김가영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일단 개인 통산 최고 성적을 다시 쓰게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차유람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되어 감사하다"며 "이번 대회 직전까지 슬럼프라 걱정했다. 1회전이라도 통과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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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 차유람이 준우승 후 인터뷰하고있다 |
이하 준우승자 차유람 일문일답
소감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슬럼프라 걱정했다. 1회전을 통과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감각을 잃어버리고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운 좋게 1점 차이로 64강을 이겼다. 정말 벼랑 끝까지 갔다가 1점 차이로 이겼다. 그 뒤에 김명희 선수와 경기를 하면서 '지더라도 다음 대회가 있으니 이번 대회에서 감각을 찾자' 했는데 그때부터 (감각이) 조금씩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정수빈 선수랑 할때가 가장 힘들었다. 생각보다 수빈이가 너무너무 잘했다.
또 워낙 아끼는 동생이다보니까 잡생각이 많이 들어서 심리적인 싸움이 힘들었다. 그걸 잘 이겨내고나선 그 다음 경기가 잘 풀렸다. 제가 사실 이기리라고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김가영 선수가 저보다 몇 수 위기 때문에 내 루틴을 다 하고 나오자 생각했다. 긴장을 했는지 잠도 잘 못 잤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을 잘 못했던게 속상하다. 결과보다 제가 제 플레이를 잘 하지 못한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어떤 부분에서 좀 긴장이 됐나?
긴장을 하는건 너무 당연하다.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아직은 3쿠션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까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내가 모르는 공이 나오면 어쩌지, 하는 잡생각이 많았다. 또 워낙 상대들이 강하다보니까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심했고 절대 나한테 쉽게 공을 주지 않을거라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다.
상대가 김가영이어서 압박이 더 강했나?
김가영이라는 사람 때문은 아니고, 김가영이라는 '선수'가 주는 압박감이 엄청나다. 다른 선수랑 할 때는 제가 헤맬때도 기회가 몇 번 오긴 하는데 김가영 선수는 그런게 전혀 없다. 그래서 더 기회가 왔을때 더 그걸 살리려고 하다보니까 몸에 힘도 들어가고 생각도 많아졌다. 그 부분이 앞으로 제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왔는데 시작하기 전에 마음가짐은 어땠고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점쳤나?
숫자로 말하긴 좀 어려웠다. (확률이) 희박하다고 생각은 했다. 결과에 대한 생각보단 멋진 승부를 하고 싶었다. 근데 그러지 못한게 사실 많이 아쉽다. 그래도 매 대회 64강, 32강, 또 결승까지 오기까지 모든 대회를 임할때 제 목표는 '실력이 늘자, 내 게임을 할 때마다 이걸 다 내 것으로 만들자'는 각오를 가지고 제가 성공한 샷보다는, 무너지고 실패하는 순간 등이 아프지만 제 것으로 만들어서 저만의 데이터를 쌓아가는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잃은 것보다 얻은게 훨씬 많은 대회였다.
비시즌은 어떻게 준비했나?
솔직히 결승까지 와서 솔직하게 말하지만 대단한 준비는 못했다. 아이들 방학이었고 개인적인 일도 있어서 한 달 직전까지 제대로 연습을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마음을 비웠었다. 지난해 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번 대회때 좀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대회가 훨씬 더 기대가 되고 있다.
그래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는 좀 편해지지 않았나?
김가영 선수 보면 엄청 (3쿠션이) 편해보인다. 저도 모르는 공이 하나씩 사라지고 내가 아는게 많아지고 내가 아는 공들을 경험하다보면 당황하는 순간이 줄어든다는걸 느끼고 있다. 실력이 늘어난다는게 이런거구나 느낀다. 기술과 테크닉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기에 점점 편해지는게 아닌가 싶다. 정수빈과 하는걸 다시 보기를 했는데 제가 봐도 놀랄 정도로 제 샷이 자신 있게 들어갔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안정적인 플레이를 좀 할 수 있게 됐구나 하는걸 느끼는 대회였다.
경험의 차이도 좀 느꼈나?
경험이 절대적이다. 그걸 생각하면 좀 절망적이기도 하다(웃음) 그런 것들을 좁혀나가는게 저만의 과제다. 모든 선수랑 비교했을때 제가 절대적으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찾은 해결책이 '기복이 없는 당구를 치자. 지더라도 내껀 다 하고 나오자. 김가영 선수를 제가 몇 년 전에 봤을때는 실력에 비해서 성적이 별로 안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승을 밥먹듯 할거 같은데 과거에는 생각보다 많이 졌더라. 그래서 저도 그런 혼란 과정에 있는게 아닌가. 경험이 쌓이면 포텐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발을 잘 끊었는데 목표가 있나?
당연히 우승이다. 그리고 저번 시즌에 제가 애버리지 0.8점대 후반이었는데 1점 대로 올라가는게 목표다. 저번 시즌에는 제가 랭킹 7위에 올랐는데 이 부분은 너무너무 만족스럽다. 결승을 못 가고도 랭킹 7위를 했다는건 그만큼 꾸준히 기복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랭킹 5위를 조심스러운 목표로 삼아보겠다.
사진=PBA, MHN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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