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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野 지도부와 첫 오찬 스킨십... 김민석 논란에 "청문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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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野 지도부와 첫 오찬 스킨십... 김민석 논란에 "청문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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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회 우습게 알아" 野 주장에 李 "청문회 지켜보자"
법사위원장 양보 요구에는 "국회에서 협상할 문제"
대통령실 "이 정도 대화 분위기 조성된 것 큰 진전" 자평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여야 지도부와 첫 회동으로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취임 18일 만이다. 한일정상회담 성과에 국민의힘도 호평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반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과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첨예한 현안에는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를 초청해 낮 12시부터 약 105분간 국수를 함께 먹었다.

"김민석, 국회 우습게 알아" 野 주장에 李 "청문회 지켜보자"


국민의힘은 김민석 후보자 관련 의혹과 태도 문제를 정조준했다. 송 원내대표는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사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보자 신분임에도 부처 업무보고를 받거나 야당 청문위원을 공격한다며 “국회를 이렇게 우습게 아는 분이 총리가 됐을 경우에 그것이 과연 이재명 정부의 성공,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경청하던 이 대통령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일단 거리를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제기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며 “특히 가족 신상까지 다 문제 삼는 분위기에서 능력 있는 분들이 입각을 꺼린다”고 말했다. 야당의 검증이 지나치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법사위원장 양보 요구에는 "국회에서 협상할 문제"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 송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양보를 거듭 요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여야 간에 잘 협상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드리고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조정하고, 의견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어느 한쪽이 반드시 옳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점들은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확장 재정이 물가 상승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우려했다. 정부안에 자영업자 채무 탕감 방안이 담긴 것을 두고도 “성실 채무 상환자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고 앞으로 채무 상환 기피 현상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동 공개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성과를 공유하고 추경안 심사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향해 △경제 △외교·안보 △인사 △사법부 독립 △국가 개혁 과제 △서울 부동산 대책 △국가 시스템 개혁까지 온갖 분야를 망라한 ‘7대 제언’을 쏟아냈다. 특히 사법부 독립과 관련 "만약 사법부가 재판을 연기한다면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는 것을 약속해 달라”고 언급했다.

다만 여야는 지난 17일 열린 한일정상회담 성과에 공감했고, 대선 공통 공약 추진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며 일부 접점을 찾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왕태석 선임기자


대통령실 "이 정도 대화 분위기 조성된 것 큰 진전" 자평


대통령실 관계자는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대화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그동안 대화가 너무 단절된 여야 관계, 또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후 야당 지도부를 초청해 처음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문재인(9일) △박근혜(46일) △이명박(59일) △윤석열(720일) 순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