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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애리조나에 1400조 로봇 산업 단지 조성 계획..."인생 최대 도박"

AI타임스 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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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애리조나에 1400조 로봇 산업 단지 조성 계획..."인생 최대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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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셔터스톡)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셔터스톡)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로봇 제조를 위해 1조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산업단지를 미국 애리조나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손 회장의 경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베팅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에 인공지능(AI) 중심의 로봇 제조를 위한 초대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총사업비 1조달러 규모 '프로젝트 크리스털 랜드(Project Crystal Land)'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회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 내에 중국 선전과 같은 첨단 제조 허브를 재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단지는 AI 기반 산업용 로봇 생산라인을 포함해 다양한 제조 및 자동화 기술을 갖춘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미국 상무장관을 포함한 연방 및 주정부 관계자들과 세금 감면 혜택 등을 논의했으며, TSMC 외에도 삼성전자에 프로젝트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의 참여는 불투명하다. 이미 애리조나에 165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소프트뱅크는 투자한 로봇과 자동화 기술 스타트업을 애리조나 단지에 입주시키는 것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독일 로봇 스타트업인 애자일 로보틱스 등이 포함된다.


크리스털 랜드는 현재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오라클, MGX 등과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병행해 추진된다. 소프트뱅크는 올해에만 오픈AI에 최대 3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여기에 크리스털 랜드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다.

손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올인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해왔으며, 이번에도 자금 조달을 프로젝트 단위로 유연하게 구성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자금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가 공급망이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제조 부품의 상당수는 중국, 특히 선전의 화창베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들은 길 건너 부품 상점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즉시 조달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애플도 아이폰 제조 시설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나사 하나 만드는 데에도 새로 공장을 설립하고 전문가를 처음부터 불러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중국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중국 스타트업은 그냥 길만 건너 협력사와 대화하면 된다"라며 미국이 이런 환경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디 인포메이션은 이번 프로젝트를 "손 회장이 지금까지 쌓아온 야망에 0을 하나 더 추가한 구상"이라고 평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수요 확보, 자금 조달, 기업 유치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며, 행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3월 말 기준 약 3.4조엔(약 32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T모바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48억달러(약 6조6000억원)를 추가로 확보했다. 핵심 자산인 ARM 보유 지분을 담보로 추가 차입도 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출범하려면 파트너가 될 기술 대기업의 협력이 필수다. 크리스털 랜드는 미국 로봇 산업 생태계의 기폭제가 될 거대한 프로젝트지만, 동시에 손 회장 인생 최대의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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