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무력 사용 심각한 우려”
미국 언론들, 확전 경계…악순환 시작 가능성
중국, 예의주시…“무모한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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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었다. 2011년 12월 이라크 전쟁 종식 후 14년 만에 다시 중동에서의 전쟁에 뛰어들면서다. 이란 공습을 놓고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이 이란에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것은 이미 위기에 처한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이자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란과 일주일 넘도록 교전하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참전을 반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축하드린다”며 “미국의 경이롭고 정의로운 힘으로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기로 한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은 역사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참전으로 중동전쟁이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하면서 갈등이 더 격화할 위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WSJ는 “미국 공습은 제한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미국 개입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을 더 확대할 위험이 있다”며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석유·천연가스 매장국들은 폭력 사태가 자신들 영토로 확산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제 미국은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란이 보복으로 미국인을 살해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력한 대응이라는 압박을 받게 되고 악순환이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큰 도박을 감행했다”며 “이는 전임 대통령 4명이 미국을 중동 전쟁에 몰아넣는 것을 두려워해 의식적으로 피했던 행위”라고 짚었다. 이어 “이란은 서서히 회복할 수 있고 살아남은 핵 과학자들은 기술을 지하로 숨길 수 있다. 또 북한이 개척한 길을 따라 폭탄 제조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도 이번 공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사설에서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 공격은 무모한 긴장 고조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번 공격은 이미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자국 내 지지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변수가 생겼다. 공화당 소속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X를 통해 “이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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