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회 US오픈 16일 막내려
스파운, 유일한 언더파로 정상
세계서 가장 어려운 오크몬트
톱골퍼들도 대거 컷 통과 실패
대회 기간 25만여명 현장 찾아
경제 효과 2억 5천만달러 전망
스파운, 유일한 언더파로 정상
세계서 가장 어려운 오크몬트
톱골퍼들도 대거 컷 통과 실패
대회 기간 25만여명 현장 찾아
경제 효과 2억 5천만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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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적어내며 제125회 US오픈 정상에 오른 J.J. 스파운이 오른손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
US오픈을 포함해 4개의 메이저 대회에서는 선수들과 관중들, 관계자들이 모두 특별함을 느낀다. 단순히 상금의 규모가 커서 그런 건 아니다. 다른 대회와는 차별화되는 몇 가지 매력으로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1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125회 US오픈도 모두를 사로잡았다. J.J. 스파운(미국)의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25만여명의 갤러리, 난도 높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등 올해도 수많은 스토리가 생성됐다.
US오픈은 다른 대회보다 일찍 골프팬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는 예선전이 미국 전역과 일본, 영국 등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예선전도 수많은 골프팬들과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큰 화제가 된 선수는 현직 치과의사인 아마추어 맷 보그트(미국)다.
워싱턴주 최종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낸 그는 올해 대회가 개최되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의 캐디 출신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보그트를 현장에서 응원하는 팬들은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이로 인해 보그트는 생애 처음으로 팬들에게 둘러여 사인을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보그트는 “골프팬들이 내게 사인을 요청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US오픈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프에서 가장 긴 하루’로 불리는 US오픈 최종 예선전의 경우 USGA가 골프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 중계와 현장 관람 허용이 그중 하나다.
올해 최종 예선전이 끝난 뒤에도 전세계에서 수백개의 기사가 쏟아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아들 찰리가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지역 예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출전 선수가 156명이나 되는 US오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도 하나 있다. 연습 라운드 출발 시간표를 미리 정해야하는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 등 대부분의 프로 골프 투어에서는 선수들의 연습 라운드 시간을 정해놓지 않는다. 각 선수마다 연습하고 싶어하는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전 인원이 다른 대회보다 최소 10명 이상 많은 US오픈은 어쩔 수 없이 연습 라운드 티타임을 먼저 받고 4인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다. 현장을 찾는 팬들은 선수들이 연습 라운드 출발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언제 연습을 하는지 예측할 수 있어서다.
선수들이 대부분 월요일부터 연습 라운드를 소화하는 것도 US오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US오픈의 경우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가장 난도 높은 골프장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은 화요일 또는 수요일이 아닌 월요일부터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프로 골퍼들에게 월요일은 사실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주일 중 유일한 날이다. 그러나 한 번의 우승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US오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직전주 일요일까지 대회를 치렀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월요일부터 연습에 매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주일 전부터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 도착해 올해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도 몇몇 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은 골프장 곳곳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시즌을 치르던 중 바쁜 일정을 쪼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을 방문했다. 그는 연습 라운드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올려 32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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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썼다. 임정우 기자 |
매년 난도 높은 골프장에서 진행돼 우승자의 성적을 예측하는 게 또 하나의 묘미인 가운데 올해도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US오픈을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올해 언더파를 기록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선수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1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US오픈 정상에 오르게 된 스파운이다.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한 비결로는 ‘인내’를 꼽았다. 스파운은 “실수가 나와도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최종일 6번홀까지 5타를 잃고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다리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습 라운드부터 수많은 골프팬들이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을 찾은 가운데 USGA는 총 갤러리의 수를 25만여명으로 예상했다. 매년 수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 US오픈은 올해도 엄청난 숫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USGA는 지난해 제124회 대회(2억 4250만달러) 때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늘어난 2억 5000만달러의 경제효과가 기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5만여명이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을 찾은 만큼 기념품 판매량도 엄청났다. 최종일 경기가 진행되고 있던 오후 4시쯤 모자와 티셔츠 등 인기 품목들은 품절됐다. US오픈 기념품 판매 담당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품절된 제품들이 많다. 제125회 US오픈 기념품 구매를 미루다가는 원하는 물품을 구하지 못한 골프팬들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선수 출신 스포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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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회 US오픈이 열린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는 25만여명이 찾아 톱골퍼들의 경기를 관람했다. 임정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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