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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의 시즌 계산에서 가장 어긋나 있는 선수였다. 3년간 팀 중견수 자리를 지켰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원준의 비중이 커졌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만큼 말은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동기부여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를 종합해 커리어 최고 시즌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당황스러울 만큼 시즌이 풀리지 않았다.
공·수 모두에서 저조했다. 모두가 이것이 최원준의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성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시즌 한때 타율이 1할대까지 처지는 등 타격 슬럼프가 길었다. 이 여파인지 수비까지 흔들렸다.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가 계속 터져 나왔고,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한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있었다.
FA를 앞둔 선수임에도 그 공·수 부진이 빌미가 돼 2군만 두 차례 경험했다. 6월 1일 다시 1군에 올라온 이후에도 기복이 심했다. 한 경기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 기대를 모았다가도, 그 다음 경기에서 그 기세를 찾아볼 수 없는 패턴이 반복됐다. 실망감이 더 커졌다. 이범호 KIA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지만, 경기에 나갈 자격을 증명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었다. 땡볕의 특타는, 최원준의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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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18일 KT전을 앞두고 “손아섭이나 이런 선수들이 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조금 더 짧게 방망이를 잡고 스윙을 하는지에 대해서 원준이한테 이야기를 해줬다. 아무래도 스피드나 이런 것에서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 원준이는 지금 우리가 봤을 때는 반 타이밍 정도가 자꾸 늦는 것 같았다”면서 “우선 안 맞고 있기 때문에 안타가 나와서 출루를 하고 그래야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게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장타가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안타 하나가 나오면서 조금 더 자신감을 찾았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최원준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18일 광주 KT전에서 2안타, 땡볕의 특타를 한 뒤인 19일 광주 KT전에서는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 상승세를 확인한 이 감독은 21일 인천 SSG전에서도 상대 선발이 좌완 김광현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했다. 이날 최원준은 2루타 포함 3안타를 기록하면서 완연하게 살아나는 타격감을 알렸다.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8안타의 맹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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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이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리듬을 이어 가는 경기이자 꽤 커다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경기였다. 최근 맹타에 호수비까지 나오며 지금까지의 부진을 조금은 잊고 다시 시즌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실 일주일 전의 최원준과, 지금의 최원준이 본질적으로 다른 선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지금부터라도 시즌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팀에 공헌하고,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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