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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출 韓기업 ‘이 회사’에 마케팅 맡기더니 ... 올해 매출 150억 ‘껑충’

매경이코노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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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출 韓기업 ‘이 회사’에 마케팅 맡기더니 ... 올해 매출 150억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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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팁은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지 ‘캠페인 아시아 퍼시픽(Campaign Asia-Pacific)’에서 주최하는 ‘2024 올해의 에이전시 어워드(Agency of the Year Awards, AOY)’에서 3개 분야 수상의 쾌거를 올렸다고 밝혔다. 맨 왼쪽이 공득일 대표. (크리에이팁 제공)

크리에이팁은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지 ‘캠페인 아시아 퍼시픽(Campaign Asia-Pacific)’에서 주최하는 ‘2024 올해의 에이전시 어워드(Agency of the Year Awards, AOY)’에서 3개 분야 수상의 쾌거를 올렸다고 밝혔다. 맨 왼쪽이 공득일 대표. (크리에이팁 제공)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 고배를 마시는 일본 시장. 2023년 4월 도쿄에 일본 지사를 설립한 지 2년여 만에 올해 매출 150억원을 바라보는 마케팅 대행사가 있다. 크레에이팁이다. 이 회사는 국내 유명 패션플랫폼, 항공사 등의 일본 온라인,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며 국내외 고객사가 급증하고 있다.

크리에이팁 어떤 회사?
크리에이팁은 B2B 기업의 마케팅 팀장이었던 공득일 대표가 2008년 창업한 회사다. 창업 당시는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각 기업 인식이 부족했던 시기. 그는 아이폰 등장 후 디지털·모바일 마케팅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고객사를 설득,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창업 4년 차에는 글로벌 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금은 독립 글로벌 마케팅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크리에이팁은 630여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국에 70여명, 일본에 20여명의 직원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시장 어떻게 뚫었나
무엇보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일본 실적이다.

공 대표는 일본 시장에 집중한 계기에 대해 “외국 고객사들이 일본 마케팅에 대한 갈증을 반복적으로 토로했고 일본 에이전시의 느린 일 처리, 낮은 영어 구사력, 끊임없는 추가 비용에 대한 불만을 공통적으로 들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한국의 5배가 넘는 일본 광고 마케팅 시장 규모 역시 크리에이팁의 도전 의지를 자극했다는 후문.

물론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건 아니다.


일본 시장 진출 초기 크리에이팁은 이전부터 거래 관계에 있던 일본 에이전시와 협업하려 했다. 하지만 소통 부재 등 난항을 겪었다. 그때 공 대표는 과감하게 내부에 일본 마케팅팀을 만들고 일본 지사를 설립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 본사의 일본팀은 현재 10명, 일본 지사는 20명으로 총 30여명의 일본 전문 마케팅 인력을 보유하게 된 계기다.

공 대표는 “이렇게 하니 한국 고객사와 원활하게 원하는 마케팅 방향에 대해 소통할 수 있었다”며 “일본 지사는 한국의 속도와 방향성에 맞춰 현지 마케팅을 실행하는 ‘한국팀-일본지사 복수 기획·실행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일본 지사는 설립 2년 2개월 만에 1명에서 20명으로, 한국 본사 일본팀은 설립 2년 6개월 만에 1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런 성과는 곧바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크리에이팁은 일본의 3대 종합광고 회사인 덴츠, 하쿠호도, 사이버에이전트 모두와 공식 협력사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비슷한 듯 다른 일본 시장…‘콘텐츠 민감도’ 주목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콘텐츠 전략, 퍼포먼스 마케팅의 디테일에 신경 썼던 것이 먹혔습니다. 일본 시장 특유의 ‘콘텐츠 민감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 대표의 설명이다. 콘텐츠 민감도가 뭘까. 일본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지만 문화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있는데 이 미묘한 차이를 감안해서 현지 고객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이를테면 일본은 여전히 잡지, 즉 전문 오프라인 매거진, 올드 미디어 영향력이 큰 만큼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병행해야 성과가 높아진다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고객사의 한국식 마케팅 방식이나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한국의 일본팀과 일본 지사의 현지 전문 인력이 함께 기획, 제작, 검수하며 한국 브랜드와 일본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일본 기업의 한국 마케팅 의뢰다. 도쿄바나나는 크리에이팁을 통해 오히려 한국 고객에게 일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공 대표는 “한국 소셜미디어 운영 마케팅은 2024년 7월부터 진행, 폴로워 33.9% 증가, 참여율 191.7% 증가, 평균 좋아요 885.7% 증가라는 폭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했다.

도쿄바나나 측은 오리지널 제품뿐만 아니라 자매 브랜드 제품까지 확장, 다양한 콘텐츠를 각 제품에 어울리는 콘셉트와 문구로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한국 잠재 고객에게 알렸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후문.

일본 현지화 왜 어려웠을까?
수많은 한국 마케팅 회사가 일본 진출에 실패했던 이유로 공 대표는 ‘문화·업무 방식 이해 부족’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하는 조급한 경영’ ‘일본 진출 거점으로서의 제한적인 생각’ 등을 꼽는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크리에이팁은 일본 지사는 경영진 포함 전원 일본인으로 엄선해 채용하며 한국 고객사 비중을 점차 줄이고 일본 자국 고객사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설립 2년여 만에 40명대 근무 가능한 현지 사무실을 물색 중이다.

공 대표의 1차 목표는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 글로벌 마케팅 회사(약 400명 규모)를 넘어서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일본 현지 상장 또한 계획하고 있다. 성장이 성공보다 낫다는 철학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진화하는 크리에이팁. 확실한 성과로 일본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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