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의 산토리니' 별칭…3월 영남권 산불로 폐허
따개비마을 주택 대부분 전소…피해 규모만 80억 넘어
장마철 앞두고 산사태 우려도…"긴급 복구 조치 완료"
문광부-여기어때-위기브, 여행하며 복구 돕는 고향사랑기부제 이벤트 진행
따개비마을 주택 대부분 전소…피해 규모만 80억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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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뉴시스] 지난 3월 산불로 타버린 따개비마을. *재판매 및 DB 금지 |
[영덕=뉴시스]성소의 기자 = 지난 13일 찾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
바위에 따개비가 붙어있는 것처럼 바다와 맞닿은 급경사지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상을 따서 이름 지어진 따개비마을은 한때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렸다.
절벽을 따라 늘어선 집들로 유명했던 이 마을은 지난 3월 영남권을 휩쓴 대형 산불로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청송에서 시작한 불길은 불과 3~4시간 만에 25㎞를 내달리며 영덕읍 노물리 해안가까지 번졌고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다.
당시 산불로 영덕군에서는 주택 1000채가 넘게 불에 타고 206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따개비마을 역시 주택 대부분이 전소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상가와 공장 등 사업장 385동을 비롯해 어선 35척, 농가 176호 등 주요 생계 기반도 함께 사라졌다. 따개비마을의 재산 피해 규모만 80억원이 넘는다.
인명 피해도 컸다. 화마로 10명이 목숨을 잃고 92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평균 연령은 84세. 대부분 고령의 주민이었다.
산불이 휩쓸고 간 마을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참혹한 모습이었다.
한때 주택들이 빼곡했던 땅은 잿더미만 남았고, 굴착기가 분주하게 오가며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을 한켠에는 새순이 자라고 있었지만, 그 아래로는 여전히 땅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따개비마을 인근 산자락은 정상부터 능선까지 온통 까맣게 타버려 숲이 있었던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덕군 관계자는 "따개비마을의 풍광이 참 좋았는데, 이곳 집터가 전부 불이 타면서 폭싹 내려 앉았다"며 "지금은 불에 탄 주택들이 전부 철거돼 상태가 그나마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은 불에 탄 주택들을 철거하고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등 재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장마철을 앞두고 산사태 위험이 커진 만큼 예방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민가와 공공시설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우려 지역 330곳에 장마철 전 식생 마대를 설치하고, 물길을 바꾸는 등 안전 조치를 완료했다. 생활권 주변에 쓰러질 위험이 있는 나무들도 미리 제거했다.
산불로 비탈면 나무들이 모두 타버려 지반이 약해진 데다, 비가 많이 내릴 경우 토사가 쏟아져 내릴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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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뉴시스] 따개비마을 인근에 조성된 이재민 임시주택. *재판매 및 DB 금지 |
복구 작업과 더불어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머물 수 있는 임시주택 단지도 최근 완공됐다.
따개비마을 인근에 조성된 임시주택은 총 728동 규모다.
10.6평 컨테이너형 주택에는 에어컨, 냉장고, 티비, 세탁기 등 필수 가전제품과 생필품이 기부를 통해 모두 갖춰져 있다.
이재민들은 1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으며, 최대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영덕군 관계자는 "대피소에 계신 이재민들을 빨리 임시주택으로 모셔야 하니, 전쟁 치르듯이 입주 준비와 지원에 총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따개비마을은 현재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돼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특별재생사업은 대규모 재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빠르게 복원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주민들의 주거 안정과 심리 치유, 마을의 기반시설 복구 등에 총 490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산불 피해로 인해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다른 영덕군 관계자는 "영덕이 이미 인구감소지역인데, 이번 산불 피해로 지역 소멸이 더 빨라질까 우려된다"며 "임시주택 등으로 주민들이 계속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 등 산불 피해지역의 어려움이 알려지며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도움의 손길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원하는 지역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로, 2023년 1월부터 시행됐다.
기부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지자체에 용도를 지정하지 않고 기부하는 일반 기부와 특정 사업을 지원하는 지정 기부가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민간 플랫폼 위기브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경북 영덕 산불 긴급 모금' 지정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숙박여행 플랫폼 '여기어때', 고향사랑기부제 민간플랫폼 위기브에서는 영덕을 비롯한 특별재단 선포 지방자치단체 고향사랑기부자에게 숙박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도 있다.
이 기부에 전날까지 총 6546명이 동참해 현재 6억4452만원이 모금됐다. 기부금은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주택 지원과 생계비, 마을 복구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와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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