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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은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고, 취소 결정 시점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이후 예보도 역시 비로 도배되어 있었다. 관중들의 헛걸음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평소보다 더 빠른 오후 3시 30분경 일찌감치 취소 공지가 났다. 홈팀 SSG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퇴근길을 재촉했고, 취소가 일찍된 덕에 KIA 선수들은 아예 경기장에 오지도 않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양팀 감독 모두 비를 은근히 반긴 가운데,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장에 나왔다. 취재진 인터뷰도 있기는 했지만, 경기장에 나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양현종(37)의 훈련을 이왕이면 직접 보는 게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훈련 편의를 도와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양현종의 훈련 때문에 투수 코치, 불펜 포수와 트레이닝 코치 등 여러 인원들이 함께 하려면 구단 버스 한 대가 움직여야 하는데 그건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밴으로 이동하면 더 효율적이었다.
양현종은 20일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었지만, 비로 취소돼 21일로 등판이 밀린 상황이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굳이 경기장에 나오지 않아도 될 법했지만, 양현종은 평소 루틴을 지키기 위해 선수단 중 유일하게 문학을 찾았다. 캐치볼이라도 하고 등판 준비를 마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감독도 양현종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훈련에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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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연습벌레다. 그게 지금의 ‘대투수’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 감독도 “트레이닝 운동이라든지 확실히 좋은 투수들은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니까 그렇게 하다 보면 안 좋았던 게 갑자기 찾아지기도 한다. 그런 루틴들은 투수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루틴이라고 생각한다”고 박수를 쳤다. 실제 양현종 이전에 22일 선발로 예정되어 있는 드류 앤더슨(SSG) 또한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이날 할 것을 다 하고 퇴근하는 모습이 있었다.
올 시즌 성적이 썩 좋지는 않다. 양현종은 시즌 14경기에서 71⅔이닝을 던지며 5승4패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남았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은 양현종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구속도 떨어진 지점이 있고, 그러다 보니 피안타율이 오르고, 양현종의 트레이드 마크인 ‘이닝 소화’도 예전보다는 줄어들었다. 이범호 감독도 예년에 비하면 양현종의 투수 교체를 조금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가져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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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이 조금 더 올라오면 금상첨화다. 몸에 큰 문제는 없는 만큼 꾸준하게 자기 훈련을 소화하다보면 더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사실 KBO리그 통산 184승을 기록하면서 항상 좋은 시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구위가 떨어진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자기 루틴을 지키며 인내하고 버틴 끝에 결국은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찾아가곤 했다. KIA도 경험으로 이를 알기에 양현종을 지켜보고 있다.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본다는 것을 아는 양현종이 반등하며 KIA 질주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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