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제75주년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 및 준회원 호국봉사단 발대식에서 6.25 참전용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6.20.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예식장. 국가보훈부가 '제복의 영웅들'사업으로 6·25 참전용사에게 지급한 흰 재킷과 검은 바지를 입은 '노병' 약 250여명이 모였다. 머리가 희끗한 이들은 용산·중랑·도봉 등 자치구별 안내 팻말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100세가 넘은 참전용사도 3명이 참석했다. 재킷 가슴에 무공훈장을 단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때 참호를 넘나들며 전장을 누빈 영웅이었지만 이젠 지팡이 없이 걷기 어려운 이들이 다수다. 예비역 육군 대령인 류재식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 지부장(93)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호국 영웅 3만여명 중 90% 이상이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또렷한 목소리로 "'6.25참전 전우들의 공로를 잊지않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는 이날 '제75주년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오 시장과 손희원 6·25참전 유공자회 회장, 전종호 서울지방 보훈청장, 이종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백남희 재단법인 백선엽 장군 기념재단 명예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 기념사는 류재식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 지부장이 첫 순서를 맡았다. 올해 93세인 그는 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금성지구 406고지 전투 등을 치르고 월남전에도 참전했다. 무공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도 받았다. 류 지부장은 "그날의 투혼을 기억하고 위국헌신의 6.25 정신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지인 광화문 광장에 상징적인 조형물과 감사의 정원을 완성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 참전용사에 대한 법률 수당 개정안이 금년 안에 꼭 이뤄지길 바란다"며 "오 시장과 내빈 여러분 그리고 여기 보훈단체장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기념사를 마친 류 지부장은 오 시장과 내빈들을 향해 거수경례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제75주년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손희원 6.25참전 유공자회 회장(92)은 기념사에서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총성과 포성이 멈춘 지 오래지만 여러분의 희생이 번영과 자유의 초석으로 됐다"고 말했다.
축사를 맡은 오 시장은 " 어르신께 드리는 감사 인사는 아무리 반복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해마다 이 자리에 설 때면 느낀다"며 "여러분의 희생이 있었기에 자유와 평화 그리고 1000만 서울시민의 편안한 일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사실을 결코 잊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금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며 "내년 이맘때쯤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참전 명예수당 등 실질적 수당과 함께 보훈 정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게 더 세심히 챙기겠다"며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누리는 이 평화는 어르신들의 용기와 희생 위에 세워졌다"고 말했다.
전종호 서울지방 보훈청장은 " 6·25 전쟁은 광복이래 대한민국이 겪은 최대의 위기"라며 "국군 13만명이 전사했고 45만명이 부상을 당했다. 수많은 전쟁고아와 이산가족을 만들어 낸 참혹한 전쟁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참전하신 제복의 영웅들의 고귀한 헌신은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냈다"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참전유공자 100명에게 소고기 무국, 미역국, 즉석밥 등이 생필품을 전달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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