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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다 터는 이란… "장기화하면 이스라엘도 적잖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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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다 터는 이란… "장기화하면 이스라엘도 적잖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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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비인도적' 집속탄 사용…무기 총동원 중
"충돌 지속 시 이스라엘 방공 미사일 고갈 가능"


19일 이스라엘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 병원 단지 내 건물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르셰바=AP 뉴시스

19일 이스라엘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 병원 단지 내 건물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르셰바=AP 뉴시스


이스라엘과 공습을 주고받고 있는 이란이 비인도적이란 비판을 받는 다탄두 탄도미사일 등 가용 무기를 모두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장은 강력한 방공망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피해가 이란에 비해 훨씬 적지만, 무력 충돌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스라엘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논란 무기 사용 주저 않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서 나온 집속탄 모습. '접촉 또는 움직임 시 폭발할 수 있음'이라고 써 있다. 이스라엘 홈프론트 사령부 제공·타임스오브이스라엘 홈페이지 캡처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서 나온 집속탄 모습. '접촉 또는 움직임 시 폭발할 수 있음'이라고 써 있다. 이스라엘 홈프론트 사령부 제공·타임스오브이스라엘 홈페이지 캡처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 국내전선사령부는 이날 이란이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발사한 미사일 중 최소 한 발이 집속탄(한 개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폭탄이 탑재)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피해 범위가 넓고 살상력이 커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이란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20기 이상을 발사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의료 센터 등이 타격을 입고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이날 이란이 사용한 집속탄 탄두는 지상 약 7㎞ 상공에서 하강해 약 8㎞ 반경 지역에 20여 개의 소형 폭탄이 난사되는 방식으로, 소형 폭탄 하나가 소형 로켓에 맞먹는 피해를 줬다고 TOI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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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923270000320)

이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무기를 총동원해 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만약 이란이 다탄두 탑재 미사일을 사용했다면, 이란이 무기고 깊숙한 곳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논란 있는 무기 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고 짚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집속탄은) 폭발력이나 정밀도가 다소 약하지만 공격 범위를 넓게 퍼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력이 있다"고 평했다.

"이스라엘 전쟁 비용, 하루 수천만 달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베르셰바 소로카 병원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르셰바=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베르셰바 소로카 병원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르셰바=AP 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의 무기 재고가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하루 최대 40기에 달했던 이란의 미사일 공격 규모는 16일 이후 최대 15~20기로 줄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란뿐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NYT는 "이스라엘 안보 기관 내부에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고갈되기 전에 이스라엘의 방공 미사일이 고갈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 '애로우 3' 지대공미사일 등 최신 방공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정교한 방어 미사일 생산에는 시간이 걸린다. 힌츠는 "이란이 잔여 탄도미사일을 이스라엘 주요 시설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 대거 투하할 경우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소진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전쟁 비용이 하루에만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라이히만대의 아론경제정책연구소는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한 달간 지속될 경우 약 120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의 비용 부담이 나온다고 추산했다. 이 중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하루에만 수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약 2,700억 원)가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 8일째인 20일에도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60대 이상의 전투기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핵무기 연구소와 미사일 생산시설을 공습했다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