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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이란 핵무기 개발 징후 없다"…트럼프에 정면 반박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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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이란 핵무기 개발 징후 없다"…트럼프에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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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사무총장 "이란 향한 군사행동, 어떤 상황이든 정치적 판단"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긴급회의에 참석 중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로이터=뉴스1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긴급회의에 참석 중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로이터=뉴스1



이란의 핵 무기 개발을 의심할 만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이란이 핵 무기를 거의 완성해 공격이 불가피했다는 이스라엘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

그로시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IAEA가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해 수집한 정황들은 군사행동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등 공격에 동참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이 핵 무기 생산을 목표로 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어떤 상황이든 군사행동은 IAEA 입장과 무관한 정치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한다 해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리적인 시설은 파괴 가능하지만 지식, 기술 진보는 파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은 지난 3월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핵 무기가 없는 국가로서는 전례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이란은 핵 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게 정보기관의 평가"라고 했다. 지난 17일 취재진이 개버드 국장 발언에 대해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개버드가 뭐라고 했든 상관없다. 나는 그들이 (핵 무기를) 거의 완성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날 개버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보도에서 이란은 핵 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변함없다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내 최대 우라늄 농축 시설인 포르도 농축장을 공격하거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축출을 시도한다면 이란은 핵 무기 개발을 결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주 안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란이 핵 무기 개발에 근접했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동의한 정보당국 관계자도 없지는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결정하면 포르도 농축장이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란 대응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도부와 통신시설 등을 동시 타격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란은 반격 외 선택지가 없다.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 않는 한 이란 반격이 전쟁으로까지 번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하메네이 축출을 시도한다면 이란이 이판사판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원유 공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아랍만 일대 원유시설을 타격해 국제유가 급등을 유도할 수 있다. 테러리즘으로 돌아가 아랍만 일대 미군기지와 외교시설, 미국 시민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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