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부터 무신사까지…"AI 없는 유통은 상상 불가"
AI는 이제 유통업의 '두뇌'다. 트렌드를 넘어, 유통 전 과정에 깊숙이 들어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고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 AI를 전방위에 내재화하고 있으며, 이를 '보조 기술'이 아닌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다. 매장 운영부터 물류, 마케팅, 고객 응대, 상품 기획까지 AI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은 없다. 이제는 누가 더 빠르고 정밀하게 데이터를 다루느냐가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챗봇이나 상품 추천을 넘어 매장 운영, 물류, 고객 응대, 내부 의사결정까지 AI가 관여하는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는 중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생존 전략'이라 표현한다.
이마트는 점포별 발주·할인율 계산을 넘어 매장 운영 전 과정을 AI로 묶었다. 생성형 AI '보이스 POP'이 400여 가지 목소리로 전단·특가 방송을 실시간 제작·송출하고, 디지털 상담 플랫폼은 문의 절반 이상을 챗봇이 처리한다. 매대 재고를 읽어 최적 할인율을 제시하는 'AI 마크다운'으로 폐기를 줄이고, 계산대에서는 비전 AI가 상품 누락을 즉시 잡아낸다.
쿠팡은 AI 기반 물류 최적화로 새벽배송 정시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객 주문 패턴을 학습해 물류센터별 재고를 시간 단위로 재배치하고, 배송 경로도 자동 조정한다. 배송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물류비가 줄고, 고객 만족도도 함께 상승한다.
이마트는 점포별 발주·할인율 계산을 넘어 매장 운영 전 과정을 AI로 묶었다. 생성형 AI '보이스 POP'이 400여 가지 목소리로 전단·특가 방송을 실시간 제작·송출하고, 디지털 상담 플랫폼은 문의 절반 이상을 챗봇이 처리한다. 매대 재고를 읽어 최적 할인율을 제시하는 'AI 마크다운'으로 폐기를 줄이고, 계산대에서는 비전 AI가 상품 누락을 즉시 잡아낸다.
쿠팡은 AI 기반 물류 최적화로 새벽배송 정시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객 주문 패턴을 학습해 물류센터별 재고를 시간 단위로 재배치하고, 배송 경로도 자동 조정한다. 배송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물류비가 줄고, 고객 만족도도 함께 상승한다.
롯데백화점은 사내 챗봇을 도입해 직원들이 규정이나 업무 매뉴얼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했다. 내부 행정 효율화는 물론, 고객 응대의 정확성도 높아졌다.
GS리테일은 생성형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보고서 작성, 매출 분석, 상품 설명 문구 제작까지 업무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며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AI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SSG닷컴은 'AI PICK'으로 고객마다 다른 메인 화면을 제공한다. 무신사는 AI 광고 추천으로 입점 소상공인 브랜드의 매출을 평균 6.5배 끌어올렸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이미지 검색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사용자 경험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AI는 소비자 일상에도 깊이 들어왔다. 챗봇을 통한 빠른 문의 응대, 개인화된 상품 큐레이션, 정확한 추천과 빠른 배송까지 모두 AI 기반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 손실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기술 스펙트럼도 확대되고 있다. 예측 모델은 날씨와 트렌드를 분석해 수요를 계산하고, 생성형 AI는 상품 설명·광고 문구·음성 안내를 자동 제작한다. 비전 AI는 매장 CCTV와 연동돼 고객 동선과 계산 오류를 분석한다.
AI 내재화는 유통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물류 인프라나 점포 수가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같은 상품이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노출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만큼, AI는 유통업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AI는 신상품 기획과 매입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일부 유통사는 SNS 바이럴, 검색량,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히트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기획과 소싱 전략을 수립한다. 의사결정의 선제적 판단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모든 기업이 같은 수준의 기술력과 데이터를 가진 것은 아니다. 자체 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소 유통사는 외부 솔루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데이터 주도권이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AI가 유통업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를 보조 수단으로 쓰는 수준에 머무르느냐, 핵심 자산으로 내재화하느냐에 따라 성과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AI는 이미 유통 산업의 전 과정에 녹아들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없는 유통은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며 "누가 더 정교하게 데이터를 다루느냐가 앞으로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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