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에 입단한 라우어는 메이저리그에서의 화려한 경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라우어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 밀워키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전성기를 맞이했다. 2021년 24경기(선발 20경기)에서 7승을 거둔 것에 이어, 2022년 29경기에서 158⅔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잦은 부상으로 구속이 뚝 떨어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23년 10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부진했고,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2024년 시즌 막판 KIA의 제안에 응했다.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 돌아가겠다는 속셈이 있었다.
다만 떨어진 구속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 선전하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 36승’의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그랬던 라우어가 대반전을 만들고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라우어는 올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뤄냄은 물론 대활약하면서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시즌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작한 라우어는 트리플A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한 끝에 지난 5월 1일(한국시간) 콜업됐다. 당시 토론토는 일시적으로 마운드에 균열이 생긴 상황이었고, 임시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활용이 가능한 좌완 라우어를 선택했다. 2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이후 라우어는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대 성향에 따라 선발로 나가는 날도 있고, 혹은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던지는 날도 있다. 라우어는 19일까지 시즌 10경기(선발 4경기)에서 35⅓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29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순히 운만 좋은 게 아니다. 시즌 피안타율은 0.176,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3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 촉망받았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한국에 와서 뭔가의 계기를 찾고 메이저리그 복귀 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는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의 상황과 약간 비슷한 점이 있다. 라우어도 아직 30세의 나이인 만큼 이 활약이라면 올 시즌 뒤 FA 시장에서 꽤 괜찮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법하다. KIA에서 뛰었던 두 달 남짓의 시간이 전환점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역수출 신화가 탄생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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