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성 서예가ㆍ한국미협 캘리그라피 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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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사진>
우리는 종종 자신이 특별한 존재, 세상을 움직이는 별이길 꿈꾼다. 더 높이, 더 눈부시게, 중심에서 ‘빛나는 별’이 되어야만 의미 있는 삶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지점에 이르면 문득 깨닫는다. 나는 별이 아니었구나. 작고 어두운 밤에야 보이는, 그저 반딧불 같은 존재였구나.
내가 별인 줄 알았지만 벌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고백은 실패나 실망의 표현이 아니라 진짜 빛의 의미를 알게 된 성장의 고백이며 겸허함과 자기 성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서 꺼지지 않는 작은 빛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와 희망이 담겨 있다.
이러한 깨달음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지만 오히려 더 깊은 빛을 내며, 필요한 사람에게 조용히 그 빛을 전하는 사랑을 실천할 것이다.
시인 윤동주는 아마 이 말을 누구보다 이해했을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았고, 민족과 인간에 대한 부끄럼 없는 삶을 살고자 했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시는 오늘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밝혀준다. 별이 되지 못한 그의 삶은 오히려 반딧불처럼 오래도록 살아 있는 빛이 되었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 아무도 가지 않던 아프리카의 낯선 땅에 들어가 의사로, 교사로, 음악가로, 신부로 살아갔다.
그는 수단의 한 마을에서 마치 반딧불처럼 조용히 빛났다. 수많은 아이들이 그의 손길을 통해 살아났고, 죽은 뒤에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난 사람’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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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평가절하하거나, 반대로 과대평가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별이 아니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여기는 순간, 삶은 무거워진다. 그러나 ‘나는 반딧불이었다’는 고백은 겸손함이자,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빛의 선언일지도 모른다.
눈부시지는 않지만, 따뜻한 사람. 멀리서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운 이에게 꼭 필요한 사람. 별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가까이에서 빛이 되어 준 사람. 나는 그런 반딧불 같은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당신도, 그 빛을 품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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