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야
日 젠지 핵심 트렌드 꼽힌 '한감'
韓 특유 생활양식 체화 흐름 생겨
한국식 버거 '맘스터치'에 긴 줄
'얼짱 메이크업''홍대 카페 투어'
SNS 해시태그 수십만건씩 검색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아침엔 한국 화장품을 검색하고, 점심엔 편의점에서 김치불닭 주먹밥을 고른다. 방과 후엔 오르짱(얼짱) 메이크업으로 화장하고, 저녁엔 홍대풍 카페에서 셀카를 찍는다. 한류는 더 이상 구경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일본의 MZ들은 한국처럼 먹고 입고 꾸미고 산다. 이 같은 흐름은 도쿄 거리 풍경을 바꾸고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옆엔 한국식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문을 열자마자 줄이 섰고, 하반기에는 하라주쿠 2호점 진출도 예고됐다. 뷰티·푸드·패션으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 한류'는 일본 MZ세대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한류, '보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지난 17일 초 도쿄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 화장품 편집숍 입구에는 '한국 메이크업 체험 가능' '신상 K코스메(한국 화장품) 입고'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틴트를 고르던 10대 여성은 "이건 SNS에서 봤던 거야. 올리브영에서 산다는 그거"라며 손등에 색을 발랐다. 그는 유튜브에서 한국 뷰티 유튜버의 '하울 영상(제품 구매 리뷰)'을 보고 메모한 쇼핑리스트를 보여줬다.
日 젠지 핵심 트렌드 꼽힌 '한감'
韓 특유 생활양식 체화 흐름 생겨
한국식 버거 '맘스터치'에 긴 줄
'얼짱 메이크업''홍대 카페 투어'
SNS 해시태그 수십만건씩 검색
시부야 맘스터치 1호점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경민 도쿄특파원 |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아침엔 한국 화장품을 검색하고, 점심엔 편의점에서 김치불닭 주먹밥을 고른다. 방과 후엔 오르짱(얼짱) 메이크업으로 화장하고, 저녁엔 홍대풍 카페에서 셀카를 찍는다. 한류는 더 이상 구경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일본의 MZ들은 한국처럼 먹고 입고 꾸미고 산다. 이 같은 흐름은 도쿄 거리 풍경을 바꾸고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옆엔 한국식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문을 열자마자 줄이 섰고, 하반기에는 하라주쿠 2호점 진출도 예고됐다. 뷰티·푸드·패션으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 한류'는 일본 MZ세대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한류, '보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지난 17일 초 도쿄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 화장품 편집숍 입구에는 '한국 메이크업 체험 가능' '신상 K코스메(한국 화장품) 입고'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틴트를 고르던 10대 여성은 "이건 SNS에서 봤던 거야. 올리브영에서 산다는 그거"라며 손등에 색을 발랐다. 그는 유튜브에서 한국 뷰티 유튜버의 '하울 영상(제품 구매 리뷰)'을 보고 메모한 쇼핑리스트를 보여줬다.
일본 마케팅 전문기업 CCC마케팅은 2025년 상반기 Z세대 핵심 트렌드로 '한감(韓感)'을 꼽았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한국 특유의 감성과 생활양식을 일상에서 체화하는 흐름이다.
NHK와 일본국립여론조사센터의 4월 공동조사에서도 10~30대 응답자의 72.3%가 "한류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중 63.7%는 "한국의 패션·음식·화장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는 2020년 대비 20%p 이상 증가한 수치다.
틱톡과 유튜브엔 '한국 코스메' '오르짱 메이크업' '홍대 카페 투어' 같은 해시태그가 수십만건씩 검색된다. 도쿄 거리에는 한국 감성을 테마로 한 체험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오모테산도 근처의 한 드러그스토어 직원은 "한국 브랜드가 들어오고 나서 손님이 2배 늘었다"며 "보기 좋고, 사진 잘 나올 것 같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도큐핸즈, 로프트 등 대형 디자인숍은 K뷰티 브랜드 전용 매대를 따로 운영 중이다. 이온, 세이유, 마루에스 같은 대형 유통체인은 김, 삼계탕, 불닭소스, 찌개양념까지 한국 식품 전용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온의 한국 식품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배로 늘었다.
일본 3대 편의점 중 하나인 로손이 출시한 김치불닭 주먹밥은 출시 일주일 만에 전국 품절 사태를 겪었다. 신주쿠의 한 패밀리마트 직원은 "신라면이 떨어지면 입고 날짜를 따로 물어보는 손님도 많다"면서 "이제 한국 제품은 특별한 게 아니라 기본 취급품목이 됐다"고 말했다.
■신오쿠보,리틀서울서 K컬처 성지로
신주쿠 신오쿠보역 북쪽 출구를 나서면 마치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 거리에 들어선 듯하다. 도로 양옆에는 '떡볶이' '삼겹살' '쌈밥' 간판이 늘어서 있고, 붐비는 매장 앞에선 "대기 40분입니다"라는 안내가 들려온다. 매운 향, 한국 노래, 인스타그램용 포토존까지. 일본 10~20대는 이곳을 '미니서울'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한인 밀집지역으로 출발한 신오쿠보는 이제 K뷰티 편집숍, 아이돌 굿즈점, 한국 감성 카페, 셀카 전문부스까지 갖춘 K라이프스타일 거리로 변모했다. 2024년 기준 한국계 매장은 약 500곳으로 추산된다.
신오쿠보는 한국 브랜드의 도쿄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맘스터치, 설빙 등은 신오쿠보 상권 반응을 바탕으로 시부야, 하라주쿠로 확장 중이다. 맘스터치는 최근 시부야 1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하반기 하라주쿠 2호점 출점을 준비 중이다. 현지 소비자들은 "일본 브랜드가 흉내 내는 한국 스타일이 아니라 진짜 한국을 원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Z세대 상권 선호도 조사에서 신오쿠보는 '재방문 의향이 가장 높은 거리' 도쿄 1위에 올랐고, 방문객의 63%는 20~30대 여성이었다.
#한류 #한국 화장품 #김치불닭 주먹밥 #한국 감성 #한국 브랜드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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